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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설득 나선 이도훈 “대북 개별관광 금지된 것 아냐”

입력 | 2020-01-16 18:14:00


북미 대화와 무관하게 독자적 남북 관계 확대를 선언한 정부가 잇따라 대미 설득 외교전에 나서고 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북핵수석대표협의를 갖기 위해 15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에 도착해 “(대북 개별 관광 문제를)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상대 이해를 구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전날 한미 외교장관회담 후 “시점에 따라 남북이 (북-미보다) 먼저 나갈 수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실무급 협의를 시작해보겠다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안보리 제재에 의해 (개별 관광이) 금지된 게 아니다. 다만 여러 (한미) 공조 측면에서 우리가 자제했던 것”이라며 “허심탄회하게 서로 입장을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북-미 간) 대화를 도우며 동시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바를 하는 개념”이라고도 했다. 이에 이번 협의는 새해 첫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겸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개별 관광이 기술적으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위반이 아니어도 북한의 돈줄을 죈다는 제재 취지에 어긋난다는 평가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고위관계자는 한국의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에 대한 평가를 묻는 동아일보 질의에 “미국은 모든 유엔 회원국이 (북핵) 관련 모든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준수할 것을 기대한다”고 답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외교 당국자는 16일 기자들과 만나 강 장관이 한미 외교장관 회담 후 “미국도 우리의 의지 희망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미국이 말하는 ‘이해’는 한국이 말하는 ‘이해’와 다를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이 정부 입장에 동의했다기보다는 이를 인지했다는 의미에 가깝다는 뜻이어서 당분간 관광 재개 등 남북 경협을 놓고 한미 간 미묘한 기류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