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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대북 개별관광 구상에 “韓, 세컨더리 보이콧 대상 될수도” 공개 경고

입력 | 2020-01-16 21:04:00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정부가 추진하는 대북 개별 관광에 대해 “(한국인이) 여행갈 때 (북한에) 들고 가는 것 중 일부는 제재에 걸릴 수 있다”며 “추후 제재가 촉발(trigger sanction)될 수 있는 오해(misunderstanding)를 피하기 위해서는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한국이 ‘세컨더리 보이콧(제재 국가와 거래하는 제3국 정부·기업에 대한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한 것으로 파장이 예상된다.

해리스 대사는 16일 서울에서 외신 간담회를 갖고 “문 대통령의 지속적인 낙관주의(continued optimism)는 고무적”이라면서도 “낙관론을 행동에 옮길 때는 미국과의 협의를 거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말해 왔다”고 말했다. 독자적 남북협력 구상을 밝힌 문재인 대통령의 14일 신년 기자회견 후 이틀 만에 다시 한번 한국의 개별관광 추진에 우려를 표명한 것. 그는 “(개별 관광으로) 깜짝 놀랄 일이 추후에 없도록 할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날 개별 관광 추진 방침을 공식화하며 한발 더 나갔다. 이에 따라 남북협력 사업 속도를 두고 한미간 갈등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개별 방문은 유엔 대북제재에 들어가지 않고 얼마든지 이행할 수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 검토해보고 있다”고 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개별 관광을)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며 “상대(미국) 이해를 구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