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의원들 "공정한 정의 수행" 배심원 선서 하원 탄핵소추위원들, 상원서 탄핵소추안 낭독 상원 21일 개회해 탄핵 심판 시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 심판을 위한 미 상원의 절차가 16일(현지시간)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최종적인 탄핵 여부를 가릴 재판은 오는 21일 개시된다.
존 로버츠 연방 대법원장은 이날 의회에서 탄핵 심판을 맡을 재판장으로서 선서한 뒤 상원의원들(총 100인)로부터 배심원 선서를 받았다고 CNN, 더힐, 폴리티코 등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로버츠 재판장은 상원의원들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 심판과 관련된 모든 것에 대해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정한 정의를 수행할 것임을 엄숙하게 맹세합니까?”라고 물었다.
상원의원들은 “그렇습니다”라고 답한 뒤 호명에 따라 나와 선서했다. 이날 선서식에는 99명의 상원의원들이 참가했다. 공화당의 제임스 인호페 의원이 ‘의료적 문제’로 불참했지만 추후 지체 없이 선서를 하기로 했다.
선서식에 앞서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 제럴드 내들러 법사위원장, 조 로프그렌, 하킴 제프리스, 발 디밍스, 실비아 가르시아, 제이슨 크로우 의원 등 7인의 하원 탄핵소추위원들이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의 소개로
입장했다.
이어 시프 위원장이 대표로 하원을 통과한 탄핵소추안을 낭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만들고 미국 민주적 절차의 온전성을 저해하는 방식으로 권한을 남용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권한을 이용해 해외 정부인 우크라이나에 2020년 미국 대선에 개입해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그의 재선에 이득을 주며 정치적 상대편의 당선 가능성을 저해할 수사를 공식 발표하라고 우크라이나 정부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하원의 탄핵소추위원들은 상원의 탄핵 심판에서 검사 역할을 맡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법률고문 등이 변호한다.
선서식을 마친 상원은 휴회에 들어갔다. 상원은 오는 21일 다시 개회해 이날부터 공식적인 탄핵 심판을 시작한다.
매코널 대표는 하원과 트럼프 대통령에 각각 18일과 20일까지 변론할 내용을 담은 준비서면을 제출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또 하원에는 21일 정오까지 반박서면을 제출하도록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정부에 미국의 군사원조와 백악관 회동을 대가로 미 민주당 유력 대권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뒷조사를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권력남용, 의회 방해 혐의를 적용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마련한 뒤 지난달 18일 승인했다. 하원은 4주 만인 이달 15일 탄핵소추위원을 임명하고 탄핵안 상원 송부 표결을 마쳤다.
트럼프는 1868년 앤드루 존슨, 1998년 빌 클린턴에 이어 미국 역사상 세 번째로 탄핵 심판에 처한 대통령이 됐다. 존슨과 클린턴은 하원에서 탄핵됐지만 상원 심판에서 무죄를 받고 기사회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유죄 판결하기 위해서는 상원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상원은 공화당이 과반을 장악하고 있어 현재로선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탄핵될 가능성은 낮다.
[런던=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