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기상산업연합회장
영국의 과학저널 ‘환경 보건 관점’은 지난해 미세먼지 등 유해한 공기와 우울증, 자살 등의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를 밝혔다. 연구는 대기오염과 정신 질환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가설을 전제로 진행됐는데 실험 결과 통계적 연관성이 매우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미국 독일 영국 인도 등 16개국에서 1977년부터 2017년까지 40년간 조사한 결과 m³당 10μg 이상 증가한 초미세먼지(PM 2.5)에 1년 이상 노출되면 우울증 발병 위험이 10% 높아졌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연구 결과가 있다. 서울대병원이 2002년부터 2013년까지 26만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는 미세먼지에 가장 많이 노출된 지역의 자살 위험이 가장 적게 노출된 지역보다 4배가량 높았다. 특히 면역력이 부족한 어린아이나 노인, 당뇨병이나 고혈압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미세먼지 수치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미세먼지와 당뇨병 혹은 고혈압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m³당 100μg 증가할 때마다 우울증에 걸릴 위험은 1.44배씩 늘어나지만 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의 경우 이보다 높은 1.83배 높아졌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문요한이 쓴 ‘이제 몸을 챙깁시다’에 보면 “마음을 챙기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몸을 챙기는 것”이라는 문구가 나온다. 어릴 적 선생님이 말씀해주셨던 ‘건강한 몸에 건전한 마음이 깃든다’는 문구가 떠오른다. 결국 마음을 건강하게 가꾸기 위해서는 몸을 보살펴야 하고 몸을 보살피기 위해서는 당면한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또 마음이 아플 때 이를 부끄러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사회적 풍토도 필요하다. 새해에는 우리 국민 모두가 내 주위의 미세먼지 문제를 살펴보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기상산업연합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