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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이 즐겁다는 다우디, 경험만 붙으면…

입력 | 2020-01-18 03:00:00

작년 11월말 대체선수 들어와 펄펄… 현대캐피탈 최근 7승3패 이끌어
15일엔 경기장서 공개청혼 화제




다우디가 15일 우리카드와의 천안 안방경기에서 스파이크를 하는 모습. 현대캐피탈 제공

“지금까지 봐 왔던 외국인 선수 가운데 ‘역대급’으로 착해요.”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 관계자들이 다우디(25·우간다·사진)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내리는 평가다. 어쩌면 “몸싸움이 싫어서” 농구에서 배구로 종목을 바꿨다는 다우디의 설명도 이런 성격을 드러내는지도 모른다.

다우디가 종목을 바꾼 건 대학 시절. 아직 배구를 시작한 지 4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다. ‘기본기 부족’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게 당연한 일이다. 이런 평가를 이겨내는 방법은 연습뿐이다. 다우디가 여느 외국인 선수들과 달리 야간 연습도 마다하지 않는 이유다. 그는 “연습은 즐겨야 한다. 즐기고 있어 어려움은 없다. 내 성장을 위한 것이다.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우디가 지난해 11월 말에 합류하면서 현대캐피탈은 ‘디펜딩 챔피언’의 면모를 되찾기 시작했다. 시즌 첫 10경기를 4승 6패로 마친 현대캐피탈은 다우디 합류 이후 7승 3패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다우디는 17일 현재 경기당 평균 22.8득점(공격성공률 53.3%)으로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다만 3패 중 2패가 최근 2경기에서 나온 건 아쉬운 대목이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다우디가 컨디션이 정말 좋을 때 오히려 경기를 풀어 가지 못하는 단점이 있더라. 배구 경험이 부족해 생기는 일이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우디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여자친구에게 공개 청혼을 했다. 현대캐피탈 제공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다우디에게 한국은 이미 잊을 수 없는 나라가 됐다. 15일 안방경기가 끝난 뒤 여자친구 란지리 산드라 씨(29)에게 공개 청혼을 했기 때문이다. 둘은 2016년 혼성 배구 동호회 경기 때 상대팀 선수로 처음 만났다. 다우디는 산드라 씨를 보고 한눈에 반했지만 ‘너무 착한 성격’ 때문에 혼자만 속을 앓았다. 다우디가 마음을 전한 건 터키 리그에서 뛰던 2017년이었다. 청혼을 받아들인 산드라 씨는 “아이를 최소 다섯 명은 낳고 싶다”면서 웃었다.

지난해 12월 중순 입국한 산드라 씨는 체류 허가 기간이 지나 다시 우간다로 돌아가야 한다. 그 대신 둘이 함께 키우는 반려견 ‘키미’가 남아서 ‘착한 우간다 청년’ 다우디의 한국 적응을 돕는다.
 
천안=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