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통신기술 발표의 場 차량-이동통신 기술 접목 늘면서 獨-日 완성차업체들도 대거 참가 ICT기업들 “관심 뺏길라” 고민
기아자동차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모바일 산업 위주였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참여하며 영역을 넓힌다.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0에 이어 올해 MWC에서도 모빌리티가 주요 화두로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에 따르면 기아차는 다음 달 24∼27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0’에 창립 이래 처음으로 전시관을 차린다. 국내 완성차 업체가 MWC에 참여하는 것도 기아차가 최초다.
앞서 현대차는 6∼9일(현지 시간) ‘CES 2020’에서 도시를 날아다니는 개인용 비행체(PAV)를 기반으로 한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UAM) 서비스를 공개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올해는 현대차가 CES, 기아차는 MWC로 역할을 나눠 각각 전시관을 내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GSMA 주최로 1987년부터 열린 MWC는 주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모바일 신제품이나 새로운 통신 기술을 발표하는 장이었다. 하지만 최근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MWC에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차량에 이동통신을 접목해야 자율주행·커넥티드카 기술을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MWC에서도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해 온 것이다. 올해도 기아차 외에 독일 다임러(메르세데스벤츠)·BMW, 일본 도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MWC에 전시관을 내고 첨단 이동 수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모바일 축제’로 불렸던 MWC에서 영향력을 높이려는 것에 대해 기존 ICT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월 CES 2020에서도 현대차, 도요타 등 완성차 업체가 선보인 미래형 도심 이동 수단이 관람객과 미국 현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기 때문이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박람회에서 단순히 가전·스마트폰 신제품을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기술로 바뀌는 미래 일상을 어떻게 제시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