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파워기업]<110> 대구 우경정보기술 인공지능과 CCTV 결합시켜 범죄 경보 프로그램 개발 성공 해외서도 ‘시큐 페이스’ 기술 주목… 말레이시아서도 100억원대 매출
17일 대구 북구 우경정보기술 사무실에서 박윤하 대표가 회사에 설치된 폐쇄회로(CC) TV를 통해 시큐 페이스 프로그램을 시연했다. 시큐 페이스는 CCTV가 실시간으로 촬영한 직원 얼굴을 분석해 나이대와 감정상태 등을 알려줬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미국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년)에서 2054년 워싱턴 시민들은 범죄 걱정 없이 살아간다. 범죄를 저지를 사람과 범죄 시간, 장소까지 예측하는 최첨단 치안 시스템 ‘프리 크라임’의 보호 아래서다. 이 같은 상상을 대구지역 영상보안프로그램 개발 업체인 ㈜우경정보기술이 현실화시키고 있다.
대구 북구 우경정보기술은 지난해 말 인공지능(AI)과 폐쇄회로(CC)TV를 결합해 범죄 발생 가능성을 미리 알려주는 ‘시큐워처 하이부스(SECUWATCHER HI-VS)’ 프로그램 개발에 성공했다.
이 프로그램은 실제 범죄 상황이 담긴 영상물 수만 건을 빅데이터화해 CCTV 프로그램에 입력한다. 해당 장면과 유사한 상황이 CCTV에 실시간으로 촬영되면 범죄의 종류와 가능성을 AI가 분석한 뒤 경보를 울려 관제사에게 알려준다. 교통사고와 화재 등 각종 사고 상황 빅데이터도 입력돼 있어 사고 예측도 가능하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블랙아이스 사고’까지 예측할 수 있다.
시큐워처 포 CCTV는 CCTV가 촬영하는 사람 얼굴과 차량 번호판, 가게 간판 등 개인정보 법에 저촉될 수 있는 모든 것을 자동으로 모자이크 처리한다. 한 달 넘게 걸렸던 일을 이 프로그램은 3시간 만에 해결할 수 있다. 2018년 말 조달청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등록해 공공기관 납품의 길을 텄다. 현재 대법원과 경찰청, 서울시 등 공공기관에서 이 프로그램을 쓰고 있다.
이 기술로 우경정보기술은 한국 대표 영상보안프로그램 개발 업체로 급성장했다. 2015년까지 30억 원 수준에 머물렀던 매출은 지난해 110억 원대로 올라섰다. 2017년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으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
두 번째로 개발한 시큐 페이스는 해외에서 더 주목 받는다. 시큐 페이스는 CCTV가 촬영한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지나간 사람 수와 사람의 연령, 감정 상태까지 분석할 수 있다. 지난해 시큐 페이스로 말레이시아 버스 시장에 진출해 100억 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말레이시아인들은 버스 탑승 시 주로 현금을 이용하는데 버스운전사가 중간에 돈을 가로채는 일이 잦았다. 고심하던 버스 회사는 CCTV로 탑승객 수를 자동으로 셀 수 있는 시큐 페이스를 버스 2000여 대에 설치했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 참가한 우경정보기술은 브라질 버스업체와 공급 계획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계약이 성사되면 1000억 원대의 매출이 예상된다.
사회공헌활동도 활발하다. 계명대와 대구소프트웨어고 등 지역 대학 및 고교와 연계해 학생 실습 활동을 제공한다.
시큐워처 하이부스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는 박 대표는 “올 상반기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의 신사옥으로 이사하고 직원 수를 100여 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5년 안에 1000억 원대 매출 달성을 이뤄내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