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5.2%로 50대보다 많아… 30대 2.9%, 40대도 2.7% 차지 자영업자는 3만2000명 줄어… “뚜렷한 고용 회복세 판단 일러”
일할 능력은 있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쉰 사람이 지난해 처음으로 200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노동시장의 핵심 연령층인 20∼40대에서 이 비율이 늘어나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통계청과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만 15세 이상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그냥 쉬었다고 답한 사람은 209만2000명으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15세 이상 인구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4.7%로 역대 가장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20대 인구 중 ‘쉬었음’ 응답자 비율(5.2%)이 처음으로 5%를 넘었다. 통상 은퇴 후 다른 일자리를 찾지 않거나 단기 일자리를 전전하는 고령층에서 ‘쉬었음’ 응답률이 높은 편인데 지난해에는 20대의 ‘쉬었음’ 비중이 50대(5.0%)를 추월했다. 30대(2.9%), 40대(2.7%) 역시 ‘쉬었음’ 비중이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젊은층의 고용시장 이탈은 가뜩이나 성장이 정체된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한국노동연구원도 ‘노동리뷰 12월호’를 통해 지난해 들어 60세 미만 ‘쉬었음’ 인구 증가폭이 60세 이상 증가폭을 상회했다며 ‘주력 연령대의 고용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15일 지난해 고용동향을 발표하면서 “취업자 수, 고용률, 실업 등 (고용 관련) 지표가 모두 개선돼 ‘V자형’ 반등에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쉬었음’ 응답률을 포함해 40대 고용률 하락,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 등 세부 지표를 들여다보면 부정적인 신호가 여전히 많다. 지난해 청년(15∼29세) 실업률은 8.9%로 6년 만에 가장 낮았지만 청년 체감실업률은 22.9%로 2015년 집계 이래 가장 높았다.
자영업자 관련 지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자영업자는 전년보다 3만2000명 줄어든 560만6000명으로 1995년 이후 가장 적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종사자 5∼299명 규모 사업장의 취업자 수는 4000명 줄어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4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반면 1∼4인 사업장의 취업자 수는 23만4000명 늘었다. 경기 불황의 여파로 폐업하거나 직원 수를 줄인 자영업자가 증가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 발표대로 개선된 지표도 많지만 나쁜 지표들도 여전해 고용시장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인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