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英그룹 ‘퀸’ 두번째 내한
18일 내한공연에서 폭발적인 연주를 들려준 그룹 ‘퀸’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 현대카드 제공
영국의 전설적 밴드 ‘퀸’이 18, 19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연 두 번째 내한무대를 환상적인 연주로 수놓았다.
첫 번째 ‘기적’은 공연 중반, ‘Love of My Life’에서 일어났다. 메이는 이 애절한 곡을 12현 기타의 영롱한 사운드에 자신의 노래를 얹어 소화했다. 객석이 아련한 추억에 젖어들 무렵, 그가 나타났다. 중앙 돌출 무대 위에 실제 사람은 메이뿐이었지만 대형 스크린 속 메이 옆으로는 유령처럼 머큐리가 출현한 것.
생전 영상으로 부활한 머큐리는 메이의 곁에 서서 노래의 피날레를 장식하며 손짓으로 교감한 뒤 암흑 속으로 사라져갔다.
퀸은 록의 전설만이 만들 수 있는 시청각적 장관을 충분히 과시했다. 메이의 전매특허인 ‘레드 스페셜’ 전기기타가 뿜는 웅장하고 카랑카랑한 소리, 로저 테일러(71)의 드럼 통타가 거대한 파도를 만들었다.
‘Bohemian Rhapsody’ ‘We Are the Champions’의 의심할 여지 없는 드라마를 논외로 친다면, 영화 ‘하이랜더’에 실린 처절한 곡 ‘Who Wants to Live Forever’와 그에 이어진 메이의 독주 무대가 공연의 절정이었다. 메이는 전기기타의 긴 딜레이(delay·메아리 효과)와 볼륨 조절을 활용해 홀로 ‘전기 오케스트라’를 만드는 마법을 선사했다.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교향곡’ 선율도 녹여냈다. 보컬 애덤 램버트(38)의 고음 절창은 머큐리의 부재를 잠시 잊게 했다.
객석의 열광과 제창을 자아낸 보컬 애덤 램버트 (왼쪽)와 드러머 로저 테일러. 현대카드 제공
외야석까지 명료하게 뻗지 못한 먹먹한 음향만은 옥에 티이자 고척돔이 극복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