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위원
한국의 수출은 2019년 역(逆)성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부터 대(對)중국 수출 개선과 기저효과 등으로 감소 폭이 크게 줄었고, 감소율 역시 8개월 만에 한 자릿수로 낮아졌다. 수출 물량도 늘어났고, 수출 단가도 반도체 등의 가격 상승 영향으로 바닥을 통과했다.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올해 2분기(4∼6월)부터는 수출 증가율이 전년 대비 증가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의 개선은 가계 소비를 비롯한 내수에 우호적인 영향을 준다. 다른 나라에 비해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수출과 내수 간 상호 연관성이 높다. 수출이 부진한 국면에서 소비자심리지수를 비롯한 관련 지표들은 대체로 부진을 보인 반면 수출이 양호한 국면에서는 소비 지표도 함께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서면 소비 역시 제한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 반등이 이뤄지더라도 그 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상당수 국가들이 지난해 극심한 경기 둔화 이후 기저효과 등으로 반등이 예상되지만, 미국과 중국의 올해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낮아질 확률이 높은 만큼 반등의 강도는 크지 않을 것이다. 한국도 올해 성장률 개선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잠재성장률(2.5%)에는 못 미치는, 이른바 ‘마이너스 GDP 갭’ 국면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한국 경제의 반등은 수출 및 기업투자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은 기업들의 투자 확대 경로를 통해서 성장률 개선에 기여할 것이다. 지난해에는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한 ‘불황형 흑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올해는 수출 증가와 함께 이를 확대하기 위해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면서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설비투자 중에서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관련 산업의 비중이 높다는 점은 한국 경제가 반도체에 집중된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를 높일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와 개선은 필요해 보인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