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신종폐렴 비상]뒤늦게 국가차원 대응나서 시진핑-리커창 “확산 억제” 지시… 中당국 “전파경로 파악 못했다”
중국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 환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중국의 방역 체계가 뚫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발생 초기 중국 당국이 전염 사실을 은폐하는 바람에 초기 대응에 실패해 중국과 홍콩에서만 648명이 목숨을 잃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전례가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불신과 공포가 커지자 권력 서열 1, 2위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잇따라 나서 “전력을 다해 전염병 만연 추세를 억제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우한 폐렴은 전염 규모와 범위 모두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양상이다. 발원지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18, 19일 이틀 동안 확진 환자가 136명 늘면서 기존 환자의 3배 이상인 198명으로 증가했고 베이징(北京)에서도 남부 다싱(大興)구 등 5명, 상하이시 1명, 선전(深圳)시 등 광둥(廣東)성에서는 14명에 달하는 확진 환자가 확인돼 중국 내 확진 환자는 총 218명으로 늘었다. 의심 환자는 상하이(上海) 1명, 쓰촨(四川)성 2명, 산둥(山東)성 1명, 윈난(雲南)성 1명, 광시좡(廣西壯)족자치구 1명 등 중국 전역으로 확산됐다. 의심 환자까지 합치면 이날까지 중국에서만 224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다싱구에는 지난해 운영을 시작한 베이징신공항이 있다. 베이징시 당국은 확진 환자가 우한을 다녀왔거나 우한 출신이라고 밝혔지만 언제 어떤 경로로 전염됐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5명 가운데 1명이 위중하고 밀접 접촉자 23명을 관찰 중이라고만 밝혔다.
중국 당국은 “바이러스 전염의 원천을 찾지 못했고 전파 경로도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중국 당국이 새로운 조사 방법을 적용했더니 우한에서 확진 환자 수가 크게 늘었다고 전해왔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은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전후해 연인원 30억 명이 대이동할 것으로 예상돼 걷잡을 수 없는 대유행으로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