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캠프 “공약은 지켜졌다” 강조… 지지층 탄탄한 중서부 결집 나서 북미무역협정 수정안 두고도 “농가 수출 엄청나게 늘어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 저녁 텍사스주 오스틴시에서 열린 미국농민단체연합(AFBF) 연례총회 연설에서 15일 서명한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해 “획기적”이라고 평가했다. 16일 상원에서 비준된 새 북미무역협정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수정안에 대해서는 농업인을 위해 “수출을 엄청나게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스틴으로 향하기 전에는 트위터에 “그들(농부들)은 중국 일본 멕시코 캐나다 한국 등 많은 국가들과 엄청난 새 무역합의로 ‘횡재(hit paydirt)’를 했다”고 자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행보를 놓고 핵심 지지 기반인 중서부 농업지대 표심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재선 캠프가 ‘공약은 지켜졌다(Promises Kept)’는 선거 메시지를 강화하기 위해 무역합의 관련 광고를 기획 중”이라며 “표심을 잡기 위해 유세에서 무역합의를 부각할 것”이라고 전했다.
11월 대선에서 ‘공약은 지켜졌다’ 전략의 성공 여부는 중국의 합의 이행에 달려 있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중국이 약속을 지킬지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WSJ는 “중국 정부가 앞으로 2년간 미국산 제품 수입을 2000억 달러 늘리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모멘텀도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도 약 37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는 유지되는 점도 미국 소비자와 기업에 부담이 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지낸 게리 콘 전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BS방송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는 미국을 다치게 한다”며 “관세 덕분에 무역협상에서 다른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관세폭탄’과 무역합의가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맞불을 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AFBF 총회에서 민주당 대선 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을 향해 “급진 좌파들은 세금을 대폭 인상하고 기업들을 규제로 뭉개 버린다. 미치광이”라고 비판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9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