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0년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정부의 고강도 세금·대출 규제인 12·16 부동산대책의 여파로 서울 강남권 재건축에 이어 일반 아파트에서도 급매물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대책 전 실거래가보다 최대 4억원 이상 저렴한 급매물이 나와도 매수자들이 관망하면서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21일 강남권 중개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대장주인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에서 전용면적 84㎡ 주택형(로열층 기준)이 최근 27억원에 급매물로 나오고 있다. 직전 실거래가 대비 4억원, 호가 기준으로는 그 이상 떨어진 값이다. 해당 주택형은 지난해 10월 31억원(20층)에 최고가 거래된 뒤 호가는 더 올랐었다.
송파구에서도 급매물이 등장했다. 잠실동 리센츠 아파트 전용 84㎡는 대책 전인 11월 21억원(18층)에 최고가 거래된 뒤 호가가 22억원 이상까지 올랐으나, 지난주부터 18억5000만~19억원대에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강남권에서는 대책이 발표된 뒤 재건축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나왔었다. 일반 아파트는 호가를 조금씩 낮춘 단지들이 보이긴 했지만, 두드러지는 급매물은 보이지 않았다. 이후 재건축 하락세가 지속하고 정부의 규제 기조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지난주부터 일반 아파트에서도 급매물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아파트 전경.© News1
재건축 역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는 이달 초 대책 전보다 3억원가량 떨어진 19억원 중반에서 한동안 버티다 지난주부터 18억원 후반대 급매물이 나와 19억원 지지선이 무너졌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전용 84㎡가 지난달 말 대책 전보다 2억원 이상 낮은 22억원에 급매물이 나온 뒤, 호가를 유지하다 지난주부터 21억5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 기조에 급매물이 나오더라도 매수세는 회복되지 않는 분위기”라며 “보통 매도·매수자들은 설 연휴 가족들과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결정을 내리게 되는데, 이때 집값의 방향성이 보다 명확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