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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그늘 벗어나 ‘각자도생’ 나서는 에어부산·에어서울

입력 | 2020-01-21 06:42:00


에어부산 항공기 © News1 DB

금호그룹을 떠나 HDC현대산업개발 품에 안긴 아시아나항공 계열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저마다 차별화된 전략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그동안 아시아나항공과 노선이 겹치는 이유로 미뤄왔던 인천 진출을 본격화했고, 에어서울은 이관받은 아시아나항공 노선을 정리하고 독자 노선을 개설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지난 15일부터 LCC 업계에서는 최초로 인천~중국 청두 노선에 주3회(수·금·일) 정기편 운항을 시작했다.

이로써 지난해 10월 인천 진출을 선언한 이후 인천 출발 국제선을 5개까지 늘렸다. 현재 인천에서 중국 3개(닝보·선전·청두), 필리핀 1개(세부), 대만 1개(가오슝)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이외에도 에어부산은 지난 5일부터 인천~일본 가고시마 노선에 전세기를 투입, 부정기편을 운항 중이다.

그동안 에어부산은 김해국제공항을 모기지로 영남권 중심의 국제선을 운항해 왔다. 계열사이자 인천을 모기지로 삼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에어서울 등과 노선이 겹치지 않는 선에서 수익 극대화 의미가 컸다.

하지만 에어부산은 김해공항의 슬롯 포화와 대구국제공항에서의 과당경쟁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문에 암묵적인 원칙을 깨고 독자적 생존 능력을 키우기 위해 인천 진출을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에어부산의 인천발 국제노선이 아시아나항공과 상당수 중복된다는 점이다. 실제 에어부산이 인천에서 운항 중인 5개 정기 노선 가운데 닝보를 제외한 4개 노선이 아시아나항공과 겹친다.

에어부산은 가격 차별화를 통해 우위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에어부산이 운항하는 인천발 국제선의 경우 5시간 이내의 중·단거리 노선들로 짧은 시간만 비행하면 된다. 서비스보다 가격에 집중하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에 경쟁력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도 지난해 10월 기자간담회에서 “에어부산의 인천 진출은 2500만 인구의 수도권 시장에 진출해 신규 수요를 창출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기존 대형항공사(FSC)가 운항하던 노선을 저렴하게 운항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낸 바 있다.

다만, 에어부산은 세부, 선전 등 일부 중복 노선에 대해서는 아시아나항공과 운항 스케줄을 다르게 편성해 직접적인 경쟁은 피하고 있다.

여기에 에어부산은 오는 2월과 4월 에어버스 A321 네오 LR을 각각 1대씩 도입하고 있어 추가적인 인천발 중·장거리 노선 확보도 기대된다. 이 항공기의 최대 운항 거리는 7400㎞로 다른 LCC 항공기보다 항속거리가 길다. 싱가포르는 물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발리 등으로 운항이 가능하다.

© News1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이관받았던 국제선 노선을 대거 줄임과 동시에 신규 취항지 개설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6년 10월 첫 취항한 에어서울은 항공업계 후발주자로 일본 등 단거리 노선에 집중해 왔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제선 중 일본 노선 비중은 66%로 국내 항공사 가운데 일본 의존도가 가장 높았다.

이런 배경에는 아시아나항공의 영향이 컸다. 에어서울은 출범 당시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비수익 국제선 7개를 이관받았다. 이 중 다카마쓰, 도야마 등 5개가 일본 소도시였다. LCC 특성상 단거리 노선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유리하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 촉발된 일본 불매운동 움직임이 본격화되자 에어서울은 지난 동계스케줄부터 일본 노선 감축에 돌입했다. 현재는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이관 받은 일본 노선 5개 가운데 다카마쓰만 운항하고 있다. 출범 당시 이관받은 7개 노선 중 3개(코타키나발루·씨엠립·다카마쓰) 노선만 남은 셈이다.

에어서울은 일본으로 대표됐던 국제선 단거리 중심의 기존 사업계획을 바꾸고, 중거리 노선 중심으로 사업구조 재편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베트남 하노이, 나트랑 등 동남아와 중국 등지에 신규 취항했으며, 올해는 대만·중국·베트남·러시아 등에 추가로 신규 노선을 운항할 계획이다.

특히 지금까지 다른 항공사들이 취항하지 않았던 노선을 선택해 신규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취항한 인천~린이 노선이 대표적으로 해당 노선은 국내외 모든 항공사 중에서 에어서울이 처음 운항하고 있다. 올해 취항 예정인 베트남 퀴논 노선 역시 국적사 중에서는 최초 개설이다. 에어서울측은 “린이 노선은 중국 현지 관광객의 인바운드 수요가 대부분으로 탑승률은 8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국내선 사업도 시작했다. 그동안 국적 항공사 중 유일하게 국제선만 운영해왔으나 지난해 10월부터 부터 김포~제주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앞서 2016년 국제선 취항에 앞서 3개월간 국내 노선을 운영한 적이 있지만 이는 손실 최소화를 목적으로 한 일시적인 운항이었다.

조규영 에어서울 대표는 “일본 노선 이슈 때문에 특히 3분기에 타격이 컸지만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고 본다”며 “올 1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되기 시작해 2020년은 전체적으로 좋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