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교수. 사진=동아일보
최근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는 21일 “죽어도 한국에서 다시 (외상센터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를 통해 외상센터 운영을 두고 빚어진 병원 쪽과의 갈등, 열악한 응급의료 환경 등에 대해 토로하며 “이제 그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지금 보건복지부부터 아주대병원에 이르기까지 숨 쉬는 것 빼고 다 거짓말이다. 병원이 적자를 감수하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다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지난해 60여억 원의 예산에도 불구하고 간호 인력 증원이 되지않는 등 의료환경이 개선되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저하고 같이 비행 나가다가 간호사들이 손가락이 부러져 나가고, 유산하고 그런다. 피눈물이 난다”며 “제가 간호사들한테 ‘1년만 참아라, 6개월만 참아라’ 매일 이러면서 지금까지 끌고왔다”고 했다.
이 교수는 닥터헬기 소음 등 민원과 관련해서도 “20년 가까이 되는 기간 헬기를 타면서 환자와 환자 보호자들이 저한테 컴플레인 한 적도 없었고, 사실 민원 몇 개 들어오지도 않는다. 그랬는데 (병원은) 민원 핑계를 댄다”며 “민원 (들어오면) 설명하면 되는 건데, 민원 조금 들어온 것 가지고 10년 동안 사람을 쥐잡듯이 잡았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병원과의 갈등 표출 이후 자신에 관한 소문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총선출마설에 대해 “원내 정치도 못하는데 무슨 (정치를 하겠나)”라며 “(출마 생각) 없다. 제 주제에 뭘 하나”라고 밝혔다.
또 “지금 기자들 사이에서 제가 헬리콥터부터 시작해서 외상센터 지원금을 빼서 다른 병원으로 가기 위해서 다 짜고 하는 거라는 소문이 파다하다더라”며 “저 죽어도 한국에서 다시는 이거(외상센터) 안 할 거다. 저는 그냥 보직 내려놓고 의과대학에서 학생들 가르치는 일반 교수하면 된다”며 이직설을 일축했다.
이 교수는 “저도 이제 모르겠다. 그냥 교수의 삶을 살겠다”며 “이번 생은 완전히 망했다”며 허탈한 심경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