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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은폐로 ‘우한 폐렴’ 감염경로 ‘오리무중’…“中 여행시 접촉 자제”

입력 | 2020-01-21 14:02:00

질병관리본부 "중국서 사람 간 전파 정황 나타나"
관련 정보 제한적…"감염 경로·원인 등 알 수 없어"
중국에선 동물·유증상자 등 접촉 피하는 게 상책
감기와 헷갈릴 수도…"中 여행 후 증상 있으면 신고"




중국 보건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염 사실을 확인하면서 전파 경로에 관심이 쏠리지만 정보가 제한적인 탓에 감염 경로나 원인은 오리무중 상태다.

2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조사대상 유증상자는 총 11명으로 이 가운데 1명은 확진, 7명은 음성, 3명은 검사가 진행 중이다.

‘조사대상 유증상자’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를 다녀온 후 14일 이내에 발열과 기침 등 호흡기증상이 나타난 사람을 가리킨다. 이 가운데 폐렴이나 의심증상이 있고 판-코로나바이러스(Pan-Coronavirus) 검사 결과 양성이면 ‘확진환자’, 폐렴 의심 증상이 있거나 확진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후 증상을 보이면 ‘의심환자’로 분류된다.

국내에서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중국 우한시 거주 중국 국적 35세 여성으로 지난 19일 우한시 입국자 검역 과정에서 발열 등 증상이 있어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 국가지정 입원치료 병상인 인천의료원으로 이송돼 현재 격리 치료 중이다.

현재는 폐렴 소견 없이 안정적인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질병관리본부는 전했다. 확진환자와 같은 항공편을 이용한 승객과 승무원 등 44명 중 35명이 접촉자로 관리 중이며 9명은 출국했다. 환자 동행자 5명 중 계획대로 일본으로 떠난 3명에 대해선 일본 정부에 모니터링을 요청했으며 2명은 21일 오후 중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간 사람 간 전파를 제한적으로 봤던 중국 보건당국이 의료진 등 밀접 접촉자의 감염 사실을 인정했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 광동성에서 발생한 환자 중 2명은 우한시를 다녀온 가족으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선규 질병관리본부 위기분석국제협력과장은 “중국 광동성 신규 환자 13명 중 2명은 밀접접촉자로 전파됐다는 여러 가지 정황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은 현재 판단 중이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1차적으로는 중국 우한시 화난 해산물시장에서의 가금류, 야생동물 접촉을 통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지난 1일부로 시장이 폐쇄된 뒤 잠복기간인 14일을 지난 15일 이후에도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하다면 감염 경로를 차단해야 하지만 이 또한 파악이 쉽지 않다.

관련 정보 자체가 제한적인 데다 중국 정부로부터 공유받고 있는 상황 정보도 충분하지 못하다. 상황은 ‘사람 간 전파 근거를 확인할 수 없다’에서 ‘제한된 사람 간 전파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밀접 접촉자 내에서 확진환자가 발생’ 등 수시로 변하고 있다.

박혜경 질병관리본부 위기대응생물테러총괄과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코로나바이러스 일종이기 때문에 비말(침·콧물 등) 감염이 가장 유력한데 공기 감염은 결핵처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굉장히 드물다”라면서도 “감염 경로든 원인이든 무얼 접촉해서 감염됐는지 전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사람 간 전파와 각종 감염 경로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박혜경 과장은 “저희는 초기부터 검역관이 N95 마스크를 착용하고 개인보호장구를 갖춘 상태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의료기관과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며 “국가지정 입원치료 병상은 환자가 들어가는 입구 등이 매뉴얼대로 일반 환자와 완전히 차단된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우한시를 방문하는 국민들에게도 동물은 물론 호흡기 증상자와의 접촉을 피하도록 하고 시장 및 불필요한 의료기관 방문도 자제토록 당부했다. 여기에 호흡기 증상 발생 14일 이내 중국 우한시 방문력(경휴 포함)이 있는 경우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로 신고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예방 수칙을 강조하고 있다. 비말, 접촉 감염 등 모든 경우의 수를 가정한 것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인플루엔자 등이 유행하는 지금 시기에는 중국을 거쳐 입국한 분들 가운데 호흡기 증상이나 열이 있다면 즉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주변과 접촉을 중단한 상태에서 질병관리본부 콜센터에 연락, 조치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