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통합 논의, 혁통위·양당 협의체 '투트랙' 진행 양당, 당분간 비공개로 협상…"혁통위 배려 차원" 혁통위, 광범위한 세력 규합 나서…원희룡 참여 요청 이언주 전진당 대표도 한국당과 양당 혐의체 구성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21일 양당 간 통합 논의를 위한 당대당 협의체 가동에 돌입하면서 보수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은 중도·보수통합을 논의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에 나란히 참여하고 있지만, 양당 간 별도 기구를 두고 심층적인 논의를 이어나가기로 한 만큼 통합 협상에도 다소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통합신당 추진과 관련한 구체적인 로드맵이나 총선 공천 등과 같은 민감한 사안에서는 혁통위보다는 당대당 협의체의 결정에 더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대신 혁통위에서는 보수통합과 관련한 방향이나 추구하는 가치, 범보수 진영 세력의 결집 등 통합신당을 띄우는데 ‘산파’ 역할을 하는데 중점을 두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어 “통추위 활동이 많은 시간이 남은 게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는 통합신당의 가치, 정책기조, 문화체질 혁신안 등을 오늘까지 논의하면 대충 전체 큰 그림은 완료가 된다”며 “그걸 바탕으로 해서 지금부터는 보다 실천적으로 광범위한 세력을 규합하는 데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박 위원장은 이날 아침 직접 제주로 내려가 원희룡 제주지사에게 통합협상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위원장은 “오늘 혁통위가 더 광범위한 세력을 포섭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만나 참여를 권유했다”며 “원희룡 지사의 큰 결단을 기대한다”고 했다.
혁통위에 참여하는 정운천 새보수당 의원은 “혁신통합추진위원회는 새로운보수당과 자유한국당 뿐만 아니라 확장적 통합을 위한 플랫폼으로서 양당 협의체와 함께 투트랙으로 혁신적인 개혁보수대통합의 길을 함께 주도적으로 열어나갈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양당은 여러 창구를 열어두고 산발적으로 그간 물밑 협상을 벌여왔지만, 공식적인 협의체로 창구가 일원화되는 만큼 통합 논의나 협상에도 이전보다는 더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훈 의원은 양당 협의체에 참여하냐는 질문에 “아직 결정이 안 됐다”면서 “새로운보수당에서 오늘 (협상 대표를) 결정해서 누가 맡을지 알려준다고 해서 그걸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은 당대당 협의체를 가동하되, 협의체 구성원이나 협상 방식 등을 공개하지 않고 비공개 상태에서 논의를 계속 해나가기로 했다. 양당 협상 과정에서 이견이 노출될 수 있는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합의 단계에 도달하기 전까진 협상 자체에만 매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는 “우리 새로운보수당은 당대당 협의체를 통해서 양당 통합 과정이 혁신통합, 이기는 통합이 될 수 있도록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다”며 “양당 간 대화의 공개, 비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협의가 있었는데 혁통위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당분간은 비공개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얘기가 있었다. 따라서 당대당 협의체 활동의 구체적인 사안, 시기, 장소 이 부분은 당분간 비공개로 하겠다”고 말했다.
정운천 의원은 “그동안 아슬아슬하게 달려오며 삐걱댔던 보수대통합열차가 본 궤도에 올라서게 되었다”며 “양당협의체 구성에 대한 합의가 끝난 만큼 양당은 신설 합당 등을 위한 실무 논의 속도감 있게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당은 전진당과도 당대당 협의체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한국당에선 조경태 최고위원이 대표로 협상에 참여하고, 전진당에서는 이언주 대표가 직접 나설 예정이다.
이 대표는 “어제 새로운보수당에서 한국당과 당대당 협의체를 공식화해서 전진당도 한국당과 어제 당대당협의를 시작하기로 했다”며 “지금 통추위(혁통위)를 비롯해서 여러 곳에서 통합의 논의가 있지만, 계파가 다시 복원되거나 도로 새누리당 통합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혁통위원인 정경모 국민의소리 창당준비위 부위원장은 “보수통합이 혁신통합이 되고 국민의 마음을 얻으려면 기존 보수 세력만으론 안 된다”며 “광장으로 분출된 보수우파, 실천적 시민사회의 참여 없는 통합은 기득권 보수세력의 혁신, 반성, 희생 없이 이뤄지는 통합이며, 문(文)정권에 저항할수 있는 신념과 용기로 무장한 시민세력과 함께하지 않는 통합은 국민으로부터 버림받은 ‘도로 새누리당’으로 돌아가는 것임을 잊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혁통위원인 김근식 교수는 “투트랙 진행인데, 서로간의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 양당 협의체와 혁통위라는 것이 서로간의 선순환 역할을 해야 한다”며 “야권 대통합과 관련해서는 혁통위가 통합신당 창당에 대한 더 큰 방향을 정해주고, 이것들을 더 추진력있게 가속화시키고 이견을 해소하고 급한 실무적 협의는 앙당 간 협의체를 통해 선순환 역할을 하면 될 것 같다. 두 협의체의 역할 분담을 해야만 큰 시너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상훈 의원은 “자유한국당은 혁통위가 재시민사회단체, 정치사회세력의 통합 기본 플랫폼이라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새보수당과의 통합도 대승적 차원에서 넘어야할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새보수당의 통합협의체 제안을 전격 수용한 것과 관련해선 “더 큰 통합으로 가는 과정으로 이해해주시고 혁통위가 추구하는 가치, 이념에 어긋나지 않게 성공적으로 협의를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황교안 당대표와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 간 설 연휴 전 전격 회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운천 의원은 “보수 통합을 위한 골든타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며 “설 명절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우리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이 만나서 설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보수통합의 비전과 혁신 방안 등 통 큰 합의를 이끌어내서 국민들께 큰 희망을 주기를 기대한다. 이번 설 명절에는 보수대통합이라는 희망의 밥상을 국민들께 차려드릴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