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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이 새내기 공무원에게…“젊은이들은 실수할 권리 있다”

입력 | 2020-01-21 17:23:00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마치고 구내식당에서 신임 공무원들과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1.21/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마치고 구내식당에서 신임 공무원들과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1.21/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구내식당에서 신임 공무원들과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식판에 음식을 담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1.21/뉴스1


 21일 새내기 공무원 11명과 정부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함께한 문재인 대통령은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실수하면서 하나하나 배워나가면 충분히 잘 할 수 있다”라며 “젊은 사람들은 실수할 권리가 있다”고 애정어린 조언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후 구내식당으로 이동해 신입공채·경력공채·지역인재·장애인경력채용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입직한 11명의 5급, 7급, 9급 공무원과 식사를 했다.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계기로 국민에게 도움이 되고자 5급 경력채용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이정현 환경부 환경연구관(25)은 ‘정부의 대응체계가 그렇게 답답한가’라는 문 대통령의 질문에 “밖에서 봤을 때는 왜 이리 시간이 걸릴까 의아했는데 안에서 들여다보니 꼼꼼하게 살펴볼 것이 많기 때문인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개혁의 역설’이라는 것이 있다. 개혁을 하면 더 많은 개혁을 바라고 요구하게 된다”라며 “그동안 이뤄진 개혁에 대한 평가보다 남은 과제들에 대해 공직자는 국민의 뜻에 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첫 출근이었던 지난해 1월28일 구제역이 발생했고 수습기간을 마친 날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일복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는 한민 농림축산식품부 사무관(29세)은 “부끄럽지만 공직 전에는 구제역이나 AI 가축질병은 뉴스에만 나오는 단순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 사무관은 “실제 담당하다 보니 매일 고민하고 회의하고 현장에 점검할 때도 농장 앞이나 도로 근처에 소독시설, 초소 등에서 방역을 위해 많은 분이 노력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포천의 농장주께서는 울타리 주변으로 야생동물 침입 방지를 위해 기피제를 촘촘하게 설치하셨다. 농림부에서 왔다고 하니 꼭 돼지열병을 잡아달라고 당부하셨다”라며 “많은 분들과 함께 방역업무를 할 수 있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방역 담당 공무원에게 정말 미안한 심정이다. 돼지열병, 조류독감, 끊임없이 해야 한다”라며 “때때로 과로 때문에 안타까운 소식이 들리기도 해 정말 미안한 심정”이라고 위로했다.

그러면서도 “지금 방역에 종사하는 분들은 보람을 느낄 만하다”라며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충청 쪽으로 번졌으면 온 나라가 큰일났을 텐데 접경지역에서 막아냈다. 정말 대단한 일을 한 것”이라고 칭찬했다.

전날(20일) 경제정책국 정책기획과에 배치받은 하다애 기획재정부 수습사무관(25)은 이공계를 전공했지만 재경직 5급 공채에 합격했다. 경제학 전공이 아니라 기재부에서의 근무가 걱정이었지만 선배들이 다양한 전공자가 들어오는 것이 좋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마 실제로는 앞으로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전공이 좀 특별하고 다르다는 것이 오히려 강점이 될 것”이라며 “처음 공직을 시작할 때 여러모로 두려운 것도 같은데 괜찮다. 그런 과정을 거치는 것”이라고 다독였다.

또한 문 대통령은 난치성 질환을 앓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아내와 함께 세종으로 내려오게 됐다는 박두용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무관(30)에게 “어른들은 젊은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좇는 것이 아니라 안정된 직장을 이유로 공직을 선택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공직을 선택하는 것도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다. 국민들에게 봉사하고 싶다고 생각하더라도 그게 자신에게 보람이 되고 기쁨이 되니 선택을 하는 것”이라며 “공무원들은 우선 자기 자신부터 행복할 권리가 있다. 공무원들이 행복해야 국민들이 함께 행복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으로 “올해는 확실한 변화를 국민들께 보여드려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연초부터 여러 가지 공기가 달라지는 것 같다”라며 “고용문제는 질이나 양에서 한고비를 넘기는 분위기고 분배도 확연하게 개선이 됐고, 수출도 늘기 시작했고 주가도 잘 오르고 있어 경제가 잘될 것 같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본다”라며 “젊은 공직자들이 주역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약 50분간의 점심식사를 마친 후 참석자들을 비롯해 식당 밖에서 기다리던 공무원들과 셀카를 찍기도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