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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홍수환 “내가 기억하는 신격호…국가에 애정 크신 분”

입력 | 2020-01-21 19:17:00

롯데 후원받은 스포츠 스타들, 빈소 찾아
50년 지기 오쿠노 쇼 "따뜻한 슈퍼맨으로 기억"
유통맞수 신세계 오너가도 유족 위로
22일 발인…롯데월드타워 돌고 장지로




19일 별세한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의 빈소엔 각계의 인사들이 발걸음해 고인을 추도했다. 특히 롯데의 후원을 받은 스포츠 스타들이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전 국가대표 야구선수 박찬호씨는 이날 “미국에 간 초창기부터 롯데호텔 홍보대사를 했는데, 한국에 들어와 스케쥴이 맞으면 (신 명예회장과) 차를 마시며 여러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저처럼 국가에 대한 애정을 가졌다며 도와주고 싶고 기쁘다고 하셨다”며 “미팅하면 직접 배웅을 해 주셨던 기억이 있다”고 고인을 회상했다. 그는 “몸이 안 좋으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찾아뵙지 못해 아쉽다”며 “조문하며 명복을 빌었고, 추억을 되새기며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홍수환 한국 권투위원회 회장은 신 회장을 ‘그룹 회장이 아니라 작은 삼촌 정도의 분위기를 가진 인물’로 기억했다. 홍 회장은 “처음 뵀을 때가 (신 명예회장이) 57세였는데 도쿄의 롯데 사무실에서였다”며 “점퍼차림으로 굉장히 젊은 모습이었던 기억이 난다. 제가 삼강사화에 있었던 시절부터 제 복싱을 도와주셨던 분”이라고 했다.

홍 회장은 “1977년 제가 가사하라 선수를 이겼던 시절부터 롯데와의 인연이 있다”며 “항상 붉은색 트렁크를 입었는데 롯데 로고를 달고 뛴 것은 롯데가 나의 스폰서라는 표시였다”고 했다.

그는 “작은 주먹으로 다섯 번을 쓰러뜨리고 이겨서 자랑스럽지 않느냐며 금일봉을 주셨는데, 백만엔이라는 거금이었다”며 “안 될 때마다 더 도전해던 고인의 마음가짐을 본받아야 한다. 자신의 업계에서 챔피언이 된 분이니, 그 분의 일생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에는 롯데월드와 롯데월드타워 등을 건축한 오쿠노 쇼 오쿠노 건축연구소 회장도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신 명예회장과 50년 가량을 알고 지낸 사이로, 고인을 ‘인간적으로 따뜻함을 가진 슈퍼맨’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그는 “잠실 롯데월드는 당시 너무 파격적이어서 모두가 반대하는 프로젝트였는데 이제는 롯데의 상징이 됐다”며 “수익을 따지지 말고 세계에서 최고, 최초가 되는 것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많이 했다”고 되새겼다.

이어 “테마파크를 건축물 사이에 끼워넣는 획기적 발상을 하는 등 복합개발을 해 냈다는 점에서 큰 성공”이라며 “뉴욕과 도쿄에도 롯데월드를 만들려 했는데 이루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 뉴욕에 롯데월드가 지어졌다면 지금의 롯데는 또 다른 세계에서도 활약했을 것”이라고 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9시께부터 조문객을 맞았다. 김범석 쿠팡 대표, 40년간 롯데에 몸 담았던 소진세 교촌에프앤비 회장,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오전에 빈소를 찾았다.

오후엔 구광모 LG 회장,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등 재계 인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발인은 22일이다. 잠실 롯데월드몰 콘서트홀에서 영결식이 있을 예정이다. 운구차는 신 명예회장 평생의 꿈인 롯데월드타워를 한 바퀴 돌고 장지인 울산 울주군 선영으로 내려간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