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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내까지 뚫린 ‘우한 폐렴’, 제2의 메르스 사태 막아야

입력 | 2020-01-22 00:00:00


중국 우한(武漢)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조사 대상 유사증상 환자’ 3명이 어제 추가로 발견됐다. 전날 국내로 입국하려던 중국 국적 여성이 확진환자로 판명된 데 이어 보건당국이 유사 증세를 보이는 환자들을 확인해 격리 조치하고 정밀검사에 들어간 것이다. 우리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우한 폐렴은 지난해 12월 말 중국 보건당국이 원인 불명의 폐렴 환자 27명을 격리 치료 중이라고 발표한 이래, 중국 당국의 은폐와 늑장 대응 속에 확산되며 어제까지 4명의 사망자를 냈다. 중국 당국은 20일 우한에서 의료진 15명이 폐렴 확진을 받았다고 밝혀 처음으로 ‘사람 간 감염’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자칫 대규모 감염 사태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03년 아시아를 휩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2015년 한국에서 38명의 사망자를 낸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의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는 걱정이다. 사스와 메르스는 모두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인체 감염증으로 심각한 호흡기 질환을 동반했다.

이 중 사스는 중국 대만 홍콩 등지에서 8000여 명이 발병하고 37개국에서 770여 명이 사망했지만 한국과 일본에서는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는데 국민 위생의식과 보건당국의 방역 대책이 역할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반대로 메르스는 국내에서 환자 186명이 발생해 이 중 38명이 사망했다. 정부는 감염자가 경유한 병원명의 정보 공개를 늦춰 초기 메르스 방역에 실패했다. 병원 내 3차, 4차 감염이 속출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검역당국의 대응부터 개인 위생관리까지, 국내 확산 방지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당장 연인원 30억 명이 이동한다는 중국의 춘제 기간 한국에도 14만 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찾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빈틈없는 방역체제를 준비하고 대처하되 관련 정보는 투명하고 친절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