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도전.한국’ 프로젝트 실시
‘광화문1번가 열린소통포럼’이 진행하는‘도전.한국’의 공고. ‘도전.한국’은 집단지성을 모아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로 3월까지 15개의 과제를 선정해 민간의 해결책을 모을 계획이다. 광화문1번가 캡처
국제 기름유출연구소(OSRI)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6년 10월 ‘이노센티브’를 찾았다. 이노센티브는 사회문제의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컨설팅 업체다. 이 업체는 소수의 전문가에게 의존하는 다른 컨설팅 업체와는 달리 집단 지성을 모으는 공모를 통해 해법을 찾는다. 이노센티브는 ‘기름을 제거하는 방법을 제시하면 2만 달러의 현상금을 준다’고 공지했고, 2주 만에 수천 건의 해결책이 모였다. 과학자, 기술자 등 전문가는 물론이고 학생과 가정주부까지 가세했다. 미국의 한 시멘트 회사에 근무하던 엔지니어 존 데이비스는 ‘시멘트가 굳지 않게 레미콘을 돌리듯 진동기계로 자극을 주면 물과 기름이 분리될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제시해 상금을 탔다.
행정안전부는 이같이 각종 사회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아 직접 정책에 적용하는 집단지성 사회문제 해결 프로젝트 ‘도전.한국’을 실시한다고 21일 밝혔다. 올해 3월까지 저출산 극복, 청소년 자살 예방, 해양 플라스틱 저감 등 15개 과제를 결정하고 포상금 3억 원과 지원금 10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응모자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효과적인 방안을 제시하면 과제당 1000만∼5000만 원의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민간 기업과 단체 혹은 개인이 제출한 아이디어를 전문위원회와 과제심의위와 함께 심사해 시상한다. 선정된 아이디어나 디자인, 기술이 완결성을 갖춰 예산이나 인력의 대폭적인 증가 없이 바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경우 부처 협의를 거쳐 정책으로 이어지도록 한다. 제품이나 서비스라면 조달청과 협의해 공공혁신조달 플랫폼에 등록할 수 있도록 지원해 판로 개척을 돕는다. 공공혁신조달 플랫폼은 조달청에서 혁신 제품의 진입 장벽을 완화하기 위해 구축한 혁신제품 전용 오픈마켓이다.
반면 추가적인 연구개발(R&D)을 거쳐야 하는 과제는 ‘아이디어 숙성’ 단계로 넘긴다. 아이디어 숙성 단계에서는 행안부와 분야별 전문위원회가 주축이 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중소벤처기업부로 연결한다. R&D 과제의 경우 과기부의 ‘사회문제해결 R&D 사업’으로 이관하고, 시제품 제작이 필요하다면 중기부의 ‘제조업 혁신바우처’ ‘창업사업화 지원’ 등의 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관련 부처와 협의해 추후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 이 같은 과정이 올 10월까지 진행된다.
‘도전.한국’은 미국의 ‘챌린지닷거브’(Challenge.gov)를 벤치마킹했다. 버락 오바마 전 정부에서 2010년 도입한 사회문제 해결 플랫폼 챌린지닷거브는 현재까지 1000건 이상의 과제 공모를 해결했다. 홈페이지 방문자가 500만 명이 넘고 2억5000만 달러의 상금을 지급했다. 기획, 상품 디자인, 마케팅, 홍보, 정책 등의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도 운영한다. 이를 통해 프로그래머, 데이터 과학자 등이 마약성 진통제 남용 방지 기술을 제안했고, 소프트웨어 기업이 농장과 목장에서 날씨 변동, 병해충이나 잡초 등의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안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