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선거법 위반’ 결론 “특정 정당 공약 설명-지지도 조사… 공무원인 교사가 하는 것도 문제” 3월중 40여곳서 실시하려 했던 서울교육청 계획 백지화 불가피
서울시교육청은 만 18세 고3 학생이 선거권을 획득함에 따라 3월에 ‘2020 총선 모의선거 프로젝트 학습’이라는 이름으로 관내 고등학교 19곳, 중학교 11곳, 초등학교 10곳에서 모의선거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12월 이런 계획을 발표하면서 정작 구체적인 교육안은 교육 실시 직전인 2월 말이 돼야 세울 수 있다고 밝혀 졸속이라는 비판을 산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모의선거 교육 개요에 따르면 교사들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정 정당의 공약을 설명하고, 지지도를 조사하게 된다. 선관위는 교사는 공무원, 학생은 선거권자에 해당하므로 공직선거법 제86조 1항 3호에 저촉된다고 해석했다. 해당 조항은 ‘공무원이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선거권자의 지지도를 조사하거나 발표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선관위 관계자는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말 선거법 통과 이후 아무런 질의 없이 모의선거 교육 정책을 추진한 점이 아쉽다”고 밝혔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서울시교육청이 모의선거 교육을 3월에 시행하기로 해놓고 아직 구체적인 방안도 세우지 못했다”며 “구체안이 없어서 위법성 질의를 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관위의 결정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의 모의선거 교육은 추진 자체가 백지화될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는 서울시교육청이 공식 질의를 한다면 추가 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결론이 달라질 가능성은 낮다. 선관위 위법 판단의 핵심은 ‘모의투표’ 부분인데, 서울시교육청은 이를 수정할 뜻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모의투표를 하지 않을 거라면 ‘모의선거 교육’이라는 이름을 붙일 필요도 없지 않으냐”며 정책 수정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강동웅 leper@donga.com·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