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우리은행 감사로 2명 내정, 3월 주총 선임… “이해상충” 지적
금융감독원 퇴직자들이 올해 3월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감사로 재취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시장의 파수꾼 역할을 하는 금감원 출신 인사들이 금감원의 징계 대상에 오른 은행에 취업하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금감원 국장 출신 C 씨가 3월 하나은행 주주총회에서 감사로 선임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전 국장 J 씨도 우리은행 감사 취임을 앞두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은행 주총까지는 한 달 이상 남았지만, 이들은 사실상 내정 상태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3년 재취업 금지 기간을 넘겨 법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감원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 대한 징계 수위를 논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감원 출신이 감사로 가게 되면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의 ‘관피아’ 낙하산 관행은 세월호 참사 이후 주춤하다가 최근 들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비(非)금감원 출신이 감사를 맡고 있는 우리은행마저 금감원 출신 감사를 선임하면 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감사 자리를 전부 금감원 출신이 차지하게 된다.
김형민 kalssam35@donga.com·장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