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프로야구, 바꿔야 산다] <5·끝> 팬-전문가들이 보는 현주소
‘위기의 프로야구, 바꿔야 산다’ 시리즈를 읽은 프로야구 팬 및 전문가 반응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게 쓸 수 있다. 바깥세상은 빠르게 변하는데 국내 프로야구 구성원들이 너무 폐쇄적인 문화를 유지하다 보니 ‘우물 안 개구리’ 신세가 됐다는 것이다.
팬들이 당장 피부로 느끼는 건 다른 분야에 비해 프로야구 선수들의 팬 서비스 마인드가 너무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Forever 41’이란 닉네임을 쓰는 프로야구 팬은 동아일보가 개설한 단체 인터넷 메신저 채팅방에 “팬 서비스 논란이 생겼을 때 프로야구 선수나 구단의 대처를 보면 기본적으로 안하무인이란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면서 “팬들은 단지 사인을 해주지 않거나 사진을 같이 찍지 않았다고 비판하는 게 아니다. 그걸 거절할 때의 태도를 더 문제 삼는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고 썼다.
프로야구 팬들은 특히 어린이 팬에 대한 서비스가 부족한 걸 아쉬워했다. ‘슬러거’라는 팬은 “프로야구도 프로축구처럼 선수들이 입장할 때 어린이 에스코트를 붙이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면서 “초등학교에서 신청이 폭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기력 향상과 관련해서는 외국인 선수 수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일 많이 들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21일 이사회를 열어 외국인 선수 확대 방안을 결정했지만 이를 조금 더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였다.
프로야구 팬 ‘[LG]AweSome’은 “1군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외국인 선수 수는 제한하되 각 구단에서 보유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 한도를 없앤다면 분명 리그 상향 평준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일정 연차를 넘은 외국인 선수는 국내 선수로 취급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민기 씨 역시 “마이너리그뿐만 아니라 대만, 도미니카공화국, 호주 등 다양한 리그 출신 선수가 모여 경험을 공유하면 한국 프로야구 수준도 그만큼 더 올라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각 팀이 승패에 지나치게 집착하다 보니 전체 리그 발전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프로야구가 국내 최고 프로 스포츠 리그 지위에 도취돼 진짜 경쟁자가 누구인지 놓치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국야구학회 이사인 전용배 단국대 교수(스포츠경영학)는 “프로야구는 다른 국내 스포츠 리그가 아니라 한 사람이 시간과 돈을 쓰고 싶어 하는 모든 콘텐츠를 경쟁 상대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면서 “사람들에게 야구장에 가야 할 이유를 찾아주는 것, 그게 프로야구 위기론에 접근하는 시발점이 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황규인 kini@donga.com·강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