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안나푸르나에서 17일 발생한 눈사태로 실종된 4명과 동행했던 교사 6명이 22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고산병 때문에 데우랄리 로지(현지 대피소)에 머물렀다는 수석교사 A 씨는 동료들에게 전해 들은 사고 당시 상황을 입국장에서 전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사고 전날)데우랄리 로지에 밤새도록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더이상 ABC 캠프(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로 올라가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해 회의 끝에 하산을 결정했다”며 “내려갈 때 는 눈도 오지 않고 맑았는데 갑자기 눈사태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고 예상징후를 묻자 “눈이 많이 온 상황에서 도저히 ABC 캠프로는 올라갈수가 없었고, 교육봉사 일정도 있었기 때문에 내려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선두그룹(실종 그룹)과 후미그룹간 거리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많은 거리를 두지는 않았다. 후미 앞쪽 분들은 6m, 뒤쪽 분들은 9m 정도 거리였다”고 설명했다.
현재 수색 상황에 대해선 “어제 엄홍길 대장도 만났고, 그 지역을 잘 아는 주민들이 있다”면서 “어제 상당한 유류품도 발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동료들과 같이 못오는 심정에서 이 자리에 서는 자체도 엄청난 부담”이라며 “걱정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11명은 지난 13일 교육봉사를 목적으로 네팔 카트만두로 떠났다. 이들은 현지에 머무르던 중 안나푸르나 트래킹에 나섰다. 사고 당일인 17일 오전 산장에 있던 교사 2명을 제외한 교사 9명은 데우랄리산장 인근에서 하산도중 눈사태를 만났고, 선두그룹에 있던 교사 4명과 네팔인 가이드 2명이 실종됐다. 후미그룹 5명은 사고를 면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