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매출 100조 시대 개막 SUV 팰리세이드 인기 힘입어 전체 판매량 줄었지만 이익 늘어 원화가치 하락에 가격경쟁력↑… 환율도 실적개선에 긍정 영향
22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442만6000대를 판매해 당초 목표치였던 468만 대에 미달했다. 심지어 2018년 판매대수(458만9000대)보다 3.6%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전체 이익은 개선되면서 영업이익은 2018년보다 52.1% 늘어난 3조6846억 원 이다. 대당 이익이 많이 남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판매 덕분이다.
현대차의 중대형 SUV인 팰리세이드는 지난해 한국에서 5만 대, 북미에서 2만8736대가 팔렸다. 이 덕분에 2018년 37%였던 현대차의 SUV 판매 비중은 지난해 41.9%로 확대됐다. 소형 SUV 코나도 2019년 4분기(10∼12월)에만 유럽에서 2만7308대가 팔려 전년 동기보다 40%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의 향후 수익성이 15일 판매를 시작한 제네시스의 GV80 등 고급형 차량 실적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가 시장조사업체 IHS의 분석을 토대로 예측한 올해 전 세계 고급형 SUV 시장 규모는 493만 대로 세단(497만 대)과 비슷하며 2024년에는 531만 대로 세단(522만 대)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제네시스의 세단 3종에 GV80과 GV70 등 2종의 SUV까지 합해 세계 판매 목표를 11만6000대로 잡았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실적 개선에는 환율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미국 달러와 유럽연합(EU) 유로, 러시아 루블 등 해외 통화 대비 원화 가치가 최대 6%가량 하락하면서 수출 차량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것이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환산되는 원화 이익이 커지는 만큼 해외에서 다양한 인센티브 전략을 쓸 수 있다. 김상현 현대차 재경본부장(전무)은 22일 콘퍼런스콜에서 “북미, 중국, 인도에서의 판매 확대로 올해 영업이익률을 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기아자동차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2018년 대비 판매가 30.2% 줄었지만 전 세계 SUV 판매 비중을 3%포인트가량 늘리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기아차는 북미 시장에서 주문이 밀려 있는 SUV 텔루라이드의 공급을 늘리고, 인도와 중국에서 SUV 셀토스 판매를 늘려 올해 296만 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