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신종폐렴 포비아]마스크에 장갑까지… 공포증 확산 시민들 “뾰족한 예방법 없어 답답” 우한 개최예정 올림픽예선도 취소
22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은 ‘흰색 마스크’로 가득했다.
중국 취항 항공사들이 많은 이 터미널은 지나다니는 여행객들 대부분 흰색 일회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직접 승객을 응대하는 데스크 직원을 빼고는 공항 직원들도 마찬가지였다.
가족과 베트남으로 해외여행을 가는 A 씨는 마스크는 물론이고 손에 면장갑까지 끼고 있었다. A 씨는 “공항에서 쓰는 카트 손잡이도 조심스럽다”며 연신 동행한 손녀들의 마스크를 매만졌다. 가족이 머무는 중국으로 간다는 우모 씨(47)는 “한 달 전에도 현 거주지인 선양(瀋陽)에 폐렴 바이러스가 돌아 휴교령까지 내렸었다”며 근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시아·유럽 여행 전문인 B사에 따르면 중국 담당 팀에는 최근 며칠간 상품 취소 요청이 하루 평균 100건씩 들어오고 있다. 평소 10건 안팎이었던 걸 감안하면 10배가량으로 늘어난 셈이다. C여행사도 전체 중국 여행상품의 30%가 예약이 취소됐다. 여행사 관계자는 “2, 3월을 앞두고 중국 예약이 가장 많이 몰려드는데 현재 신규 예약이 거의 없다”며 “중국 관련 부서는 일상 업무가 불가능할 정도로 전화가 많이 온다”며 난감해했다.
딱히 중국에 가지 않는 시민들에게도 두려움은 만연했다. 대다수가 예방법과 치료법을 잘 몰라 걱정스럽다는 반응이었다. 평소 공항철도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남궁윤 씨(28)는 “열차에서 착용하려고 KF(Korea Filter·입자 차단 성능)지수가 높은 마스크를 한 박스 샀다”며 “마스크 말고는 다른 예방법을 잘 몰라서 답답하다”고 했다.
중국 현지에 있는 한국인들도 불안감이 크다. 국내 기업 광저우(廣州)시 지사에 파견 나간 직장인 이정호 씨(29)는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다가오는 춘제(중국 설)엔 대이동이 있을 텐데 여기도 바이러스가 퍼지는 게 아니냐고 가족들의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같은 날 “우한에서 열릴 예정이던 도쿄 올림픽 복싱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은 논의 끝에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전염성이 작다는 중국 당국의 의견을 받아들여 대회를 강행한다는 입장이었다가 상황이 나빠지자 일정을 바꿨다. 한국은 선수 13명을 포함해 선수단 20명을 보낼 계획이었다. 다음 달 3일부터 우한에서 열리기로 한 도쿄 올림픽 여자 축구 아시아 예선 B조(중국 대만 태국 호주) 경기도 취소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