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서울 대구 등 6곳 참여, 전국 13개 시도서 전면 도입 3년만에 참여율 96%로 급증 학부모들 학력저하 우려 커지고 선행학습-시험 수요도 늘어나 학원들은 “수강생 증가” 반색
22일 교육부에 따르면 17개 시도의 2020년 자유학년제 실시 계획을 취합한 결과 전국 중학교의 96.2%(3222곳 중 3101곳)가 자유학년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자유학년제 실시율이 도입 첫해인 2018년 46.8%, 2019년 68.8%에서 빠르게 늘어난 것이다.
현행법상 한 학기 동안 시험을 치르지 않는 자유학기제는 모든 중학교가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반면 자유학년제는 시도에 따라 다르다. 서울 대구 울산 전남 경북 경남 등 6개 시도에서 올해 3월부터 자유학년제를 전면 도입한다. 인천 광주 세종 경기 강원 충북 충남 등 7곳은 이미 전면 시행하고 있다.
한 학기 동안 시험 없이 참여형 수업을 하는 자유학기제는 2016년에 시작됐다. 시험이 없으니 등수도 매기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진로탐색 활동과 교과수업에 대한 평가는 교사가 학교생활기록부에 서술형으로 기록한다. 이 기간을 1년으로 늘린 것이 자유학년제다.
도입 2년 만에 자유학년제가 전면 실시됨에 따라 학력 저하를 우려하는 학부모도 많다. 사교육 시장은 이런 불안감을 파고들었다. 남들이 노는 1년 동안 바짝 선행학습을 해서 앞서가야 한다는 분위기도 퍼지고 있다.
서울 강남 서초 지역의 경우 지난해 자유학년제 도입 학교가 30%로 서울에서 가장 적었다. 올해는 전면 실시로 피할 수 없다 보니 학원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학부모 A 씨는 “학원에서 ‘자유학년제 기간 동안 적어도 고1 수학은 다 떼야 한다, 더 욕심 부리면 고2 과정도 끝낼 수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학교에서 보지 않는 시험은 학원에서 대신 본다. 대형 프랜차이즈 B학원은 지난해 자유학년제를 실시한 일부 강북 중학교 학생들에게 난도 높은 강남구 중학교의 2학년 시험지를 풀게 했다. 학부모들이 등수를 알려달라고 요구해서다. 서울 중랑구 C학원은 중2, 3의 학교 시험 기간에 맞춰 중1도 ‘학원 중간·기말고사’를 치르게 할 예정이다. 이 학원장은 “자유학년제가 전면 실시된다고 하니 지난해보다 학원생이 20% 정도 늘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