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빈 살만 메시지에 악성 파일” 베이조스의 WP, 카슈끄지 의혹 제기… 이후 두 사람 관계 틀어지기 시작 사우디 “터무니없는 보도” 일축
2018년 3월 30일 미국 시애틀에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주(왼쪽)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우디 프레스 에이전시 홈페이지
21일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무함마드 왕세자의 해킹 과정을 상세히 보도했다. 사우디 왕실 실세가 세계 1위 부호 휴대전화 해킹에 적극 가담한 셈이라 국제적 논란이 예상된다. 유엔 특별조사관 데이비드 케이는 베이조스가 메신저 프로그램인 ‘와츠앱’을 통해 해킹당했다고 WP에 밝혔다. 두 사람은 사건 발생 두 달 전인 2018년 3월 미국에서 만났다. 무함마드 왕세자가 미국 순방 중 참석한 정·재계 인사들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연락처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베이조스가 소유한 워싱턴포스트(WP)와 사우디 왕실은 마찰을 빚었다. WP에 왕실의 부패를 폭로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발단이 됐다. 카슈끄지가 같은 해 10월 터키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살해당하자 WP는 배후에 무함마드 왕세자가 있다는 의혹을 끈질기게 제기했다.
당시 사우디의 해킹으로 베이조스의 문자와 사진이 인콰이어러지로 흘러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베이조스의 보안 컨설턴트인 개빈 드 베커는 NYT에 “사우디 정부가 WP를 소유하고 있는 베이조스를 표적으로 삼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건 전모가 보도된 21일 주미국 사우디 대사관은 트위터에 “사우디 왕실이 베이조스 휴대전화 해킹 배후라는 보도는 터무니없다. 이 주장에 대한 조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