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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나바이러스-뎅기열… 중남미 덮친 ‘전염병 공포’

입력 | 2020-01-24 03:00:00

브라질 20년만에 ‘아레나 사망’ 발생… 파라과이, 대통령까지 ‘뎅기열’ 확진




브라질과 멕시코에서 각각 ‘우한 폐렴’ 의심 환자가 등장한 가운데 적절한 치료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아레나바이러스’와 ‘뎅기열’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염병 공포가 중남미 전역을 덮쳤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리오 아브도 파라과이 대통령(49·사진)은 이날 뎅기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전날 동부 지역을 방문하는 도중 뎅기열의 전형적인 증상인 발열, 통증, 어지럼증을 느꼈다. 혈액 검사 결과 ‘뎅기열 4형 바이러스’에 감염됐음이 드러났다. 올 들어 파라과이에서는 뎅기열로 이미 2명이 숨졌다. 1800여 명이 뎅기열 확진을 받았고 1만 건의 의심 사례가 접수됐다.

뎅기열은 모기를 매개로 하는 급성 발열성 바이러스 질환이다. 건강한 사람은 1주일 정도가 지나면 낫지만 뚜렷한 치료제가 없어 상황에 따라 사망할 수도 있다. 2013년에는 약 250명이 뎅기열로 숨졌다.

21일 브라질 행정부 웹사이트에 따르면 상파울루주(州) 소로카바에 사는 50대 남성이 11일 아레나바이러스로 숨졌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설치류의 배설물을 매개로 하는 이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는 1999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당국은 소로카바 인근 도시에 경계령을 내리고 감염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말 증세를 발견한 후 3개 병원을 옮겨 다니며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숨졌다.

당국은 아레나바이러스가 확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치사율이 높은 편으로 알려진 데다 마땅한 치료 방법이 없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 바이러스는 잠복기가 7∼21일로 비교적 긴 편이다. 감염되면 발열, 근육통과 함께 몸에 붉은 반점이 생긴다. 코의 출혈, 인후통, 두통, 현기증 등도 뒤따른다. 심하면 발작 증세를 보일 수도 있다. 당국은 이번 발병 사례를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