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인상파 걸작전
세잔의 ‘햇살을 마주 본 레스타크의 아침 풍경’(1882∼1883년·왼쪽 사진)은 좌우로 펼쳐진 나무 사이로 퍼즐처럼 짜인 주택가의 구성이 돋보인다. 고갱의 ‘개가 있는 풍경’(1903년)은 관습을 벗어난 화려한 색채를 사용해 작가의 주관을 더 과감하게 밀고 나갔다. 서울 예술의전당 제공·ⓒThe Israel Museum Jerusalem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모네에서 세잔까지’는 예루살렘 이스라엘박물관의 인상파 작품 컬렉션 중 106점을 선보이는 전시다. 클로드 모네, 폴 세잔, 폴 고갱 등 잘 알려진 인상파 화가들을 포함해 피에르 보나르(1867∼1947), 카미유 피사로(1830∼1903), 장 바티스트 카미유 코로(1796∼1875) 등이 그린 풍경화를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다.
특히 전시장에 가면 세잔과 고갱의 풍경이 서로 마주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짜임새 있는 구도를 갖춘 세잔의 풍경과 개성을 확실하게 밀고 나간 고갱의 풍경을 대비해 보는 것이 흥미롭다. 서울에서 여러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좋은 기회다.
아쉬운 건 전시의 기획력이다. 제목에는 국내에서 잘 알려진 모네를 앞세웠지만 모네의 작품은 3점만 전시된다. 또 ‘걸작전’이라고 하기엔 작품 사이즈가 크지 않다. 해외여행으로 주요 미술관을 돌아본 관객의 눈을 만족시키기엔, 작가들의 역량을 최대치로 보여줄 만한 대표작도 충분하지는 않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