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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비현상에 여명학교 폐교 위기…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 허가해야[내 생각은/최성용]

입력 | 2020-01-24 03:00:00


서울 중구 남산동의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가 제16회 졸업식 후 문을 닫게 될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재학생 중 부모가 없는 학생이 30% 이상이다. 학교 측은 서울 은평구 진관동 뉴타운으로 이전키로 계획을 세웠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사실상 무산됐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 사회는 쓰레기 처리장, 봉안당, 고압 변전소, 장애인 교육시설 등을 혐오시설로 생각한다. 어느 것 하나 우리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시설물인 줄은 자각하고 있지만, 남달리 극심한 이기심과 님비 현상으로 설치 거부감이 심하다. 여기에 탈북 청소년의 교육과 자활에 꼭 필요한 교육시설마저 반대 여론이 커서 이전 계획이 백지화될 처지다. 특히 여명학교 같은 대안학교야말로 탈북 청소년들이 남한 사회에 잘 적응하고 동화됨으로써 당당한 한국인의 일원으로서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교육시설이다. 우리는 저들을 보듬고 교육해야 할 막중한 책임과 의무를 동시에 지고 있기에 대안학교 설립을 막는 처사와 행위는 납득할 수 없다. 은평구는 물론이고 서울 강서구에도 폐교된 학교들이 있다. 대안으로 이런 학교 시설들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저들을 보듬지 못하는 사회와 국가가 어찌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나라이겠는가! 정부와 지자체 및 관련 당국은 조속히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

최성용 서울여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