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신종폐렴 확산] 도시 전격 봉쇄에 곳곳 아수라장… 당국 “전시상태라서 전시조치” 시민 “공무원 미리 빠져나가” 항의… 中경제 충격 우려에 증시 폭락 발 묶인 교민 500명 불안한 나날… 총영사관 “아직 환자는 발생 안해”
우한 기차역 폐쇄… 마트 진열대 ‘텅텅’ 23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폐쇄된 기차역을 경찰들이 지키고 서 있다. 기차역에 들어서려던 한 여성이 돌아서서 통화를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우한 폐렴’의 근원지인 우한시의 대중교통을 전면 차단했다(왼쪽 사진). 같은 날 우한 시민들의 ‘사재기’로 한 마트의 제품 진열대가 텅 비어 있다. 우한=AP 뉴시스·사진 출처 웨이보
○ 아수라장 된 공항·고속도로
“우한을 떠날 수만 있다면 어디로 가도 상관없어요.”
비슷한 시간 우한고속도로 톨게이트는 우한을 떠나려는 차량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보건당국이 차량마다 일일이 탑승객의 발열 여부를 검사하면서 혼잡이 더욱 심해졌다. 이날 차량으로 우한을 떠나려던 딩모 씨는 “공무원인 내 사촌은 봉쇄 사실을 미리 알고 20일에 우한을 떠났다”고 SCMP에 밝혔다. 23일 오전 한커우(漢口)기차역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를 맞아 이미 떠날 사람은 다 떠났는데 당국이 뒷북을 쳤다’는 비판도 나왔다. 우한 인구 1108만 명 가운데 이미 200만∼300만 명이 떠났다는 얘기도 나왔다.
우한 폐렴 확산이 중국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23일 중국과 홍콩 증시의 주요 지수가 폭락했다. ‘우한 봉쇄령’으로 투자 심리가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5%, 홍콩 항셍지수(HSI)는 1.52%, 중국 기업주 중심으로 구성된 홍콩 H지수는 1.99% 각각 떨어졌다.
○ 교민들도 발 묶여 불안
우한시는 22일 밤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이를 어길 경우 형사처벌할 수 있다는 조치를 발표했다. 하지만 정작 마스크 등 방호장비가 부족해 후베이성 정부는 중앙정부에 마스크 4000만 개 등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날 웨이보에는 마스크를 쓴 채 방송하는 후베이방송의 앵커와 기자들의 영상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우한시 교민들도 발이 묶여 불안감에 휩싸였다. 우한시 총영사관은 1000여 명의 교민 가운데 현재 300∼500명이 남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총영사관에는 봉쇄 조치 이후 우한을 벗어날 방법을 문의하는 전화가 이어졌다. 총영사관 측은 “아직 교민 중에 확진, 의심 환자가 발생하지는 않았다”며 “이동을 원하는 교민 100여 명의 교통편을 우한 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김자현·김예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