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승부처… 본격 쟁탈전 채비 與 “조국 관련 얘기 크게 줄어”… 한국당 “빼앗긴 의석 되찾을 것”
총선이 78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승패를 가를 핵심 거점인 부산경남(PK) 지역을 공략하기 위한 여야의 쟁탈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0대 의석(9석)+α’를 목표로, 이른바 ‘PK목장의 결투’ 채비에 나섰다. 자유한국당은 텃밭에서 빼앗긴 의석을 되찾기 위해 대대적인 물갈이 카드로 응수하고 있다. 20대 총선에서 이 지역 33석 가운데 민주당은 9석, 한국당은 22석을 얻었다.
민주당은 부산경남 지역을 총선뿐 아니라 차기 대선 승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 보고 일찌감치 이 지역 출신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김경수 경남지사 등을 앞세워 동진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조국 사태’ 이후 지역 민심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관측이다. 다만 설 명절 동안 지역 민심을 청취한 부산경남 민주당 의원들은 “해볼 만하다”고 전했다.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여론이 악화되긴 했지만 20대 총선 때와 비교하면 상황이 마냥 나쁘지는 않다는 것. 부산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의 한 의원은 27일 “체감 경기가 좋지 않다는 지적은 많았지만 조 전 장관과 관련된 이야기는 크게 줄었다”고 했다.
민주당은 김두관 의원을 경남 양산을로 배치하며 이 지역 공략을 위한 선수(先手)를 뒀다. 민주당은 공공기관 지방 이전 같은 지역 맞춤형 총선 공약과 스타급 인사의 전략 공천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선 동남권 신공항 재검토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당은 인적쇄신으로 당 혁신 이미지를 강조해 절치부심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부산에서 5선을 지낸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공천 칼잡이 역할을 맡게 되면서 당 안팎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부산지역 언론 인터뷰에서 “부산·울산·경남 공천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교체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지역을 지역구로 둔 김무성 여상규 김세연 김도읍 김성찬 윤상직 의원 등 6명이 인적쇄신을 강조하며 불출마를 선언한 것도 일단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나서 ‘중진 험지 출마론’을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홍준표 전 대표,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등 당 지도부급 인사들이 이 지역의 당 강세지역에서 출마선언을 강행하는 등 복잡한 당내 사정은 변수로 남아있다.
강성휘 yolo@donga.com·이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