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 헬기 추락사… 전세계 충격-애도 둘째딸 경기 보러 가다 함께 참변… 동승 딸 친구-부모 등 9명 사망 전날 득점기록 깬 제임스 오열 사고 뒤 열린 올랜도-클리퍼스전, 첫 24초간 아무도 공격 않기도
미국프로농구(NBA)의 슈퍼스타 코비 브라이언트(42·전 LA 레이커스). 그는 26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라바사스시에서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둘째 딸 지아나(13)와 함께 목숨을 잃었다. 브라이언트는 부인 바네사(38)와 사이에 딸 네 명을 뒀다. 정확한 사고 경위가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현지 언론들은 LA 동물원 상공에서 브라이언트 일행이 탄 헬기가 낮은 고도로 선회 비행을 하면서 안개가 걷히길 기다리다 산비탈 지역에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헬기 조종사 1명을 포함해 탑승자 9명이 모두 현장에서 사망했다. 목격자들은 안개가 짙어 헬기가 아주 낮게 날았다고 전했다. 이 사고로 오렌지 코스트 칼리지(OCC)에서 야구 코치로 일하던 존 알토벨리도 아내 케리, 딸 알리샤와 함께 희생됐다. 이들은 모두 자녀의 농구 경기를 보기 위해 헬리콥터에 탔다. 알토벨리는 에런 저지(뉴욕 양키스), 제프 맥닐(뉴욕 메츠) 등을 지도한 경력이 있다.
코비 브라이언트와 딸 지아나(왼쪽)가 2016년 브라이언트 마지막 올스타전을 앞두고 입을 맞추고있다. AP 뉴시스
NBA 간판스타 르브론 제임스(36·LA 레이커스)도 ‘롤 모델’의 비보에 큰 충격을 받았다. 25일 필라델피아전을 마친 후 LA로 돌아오는 팀 전용기에서 소식을 접한 제임스는 공항에 내려 동료들을 부둥켜안고 한참 눈물을 흘렸다. 제임스가 필라델피아와의 경기에서 자신의 통산 득점 기록을 넘어서자 브라이언트는 자신의 트윗에 ‘킹 르브론, 내 형제에게 많은 경의를 표한다’는 글을 남겼다. 이 덕담은 브라이언트 생애 마지막 글이 됐다.
현역 시절 브라이언트의 플레이스타일과 닮아 ‘변코비’라는 별명을 얻었던 변연하 농구해설위원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같이 사진도 찍었다. 그의 플레이를 보고 영감을 얻었는데 너무 슬프다”며 명복을 빌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