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김선두 개인전
멀리 보이는 풍경에 반사경을 넣은 ‘느린 풍경―덕도길’, 장지에 분채, 133×160cm. 학고재 제공
22일부터 서울 종로구 학고재에서 김선두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김선두의 작품은 장지(한지)에 바탕 작업을 하지 않고 바로 색을 중첩한다. 옅은 색을 겹겹이 올리면서 종이가 색을 머금게 한다. 흑백에 갇히지 않은 화려한 채색과 재기발랄한 구도가 ‘현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일상에서 볼 수 있는 구체적인 소재를 활용한 것도 특징이다. 누구나 쉽게 감상하고 공감할 수 있다. 전시장의 ‘철조망 블루스’(2018년)는 도시에서 흔히 보는 철조망을 활용해 굽이치는 선의 리듬감을 자아낸다. ‘마른 도미’(2019년)는 시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도미의 기괴한 모습을 강조해 그렸다. 작가는 “한 몸을 유지했을 때는 생명을 지닌 물고기가 양극단을 향해 찢어져 내면 없이 외피만 남은, 죽은 몸이 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김선두는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의 표지를 그리고 임권택 감독의 영화 ‘취화선’에서는 오원 장승업의 그림 대역을 맡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전시에는 장지화 16점과 유화 3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3월 1일까지.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