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캄보디아서 아들 숨져 실의… 기분 풀어주려던 자매들 사망
“설 연휴를 맞아 떠난 가족 여행이 이렇게 될 줄이야….”
27일 오후 강원 동해시 동해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50대 여성 A 씨는 눈시울을 붉히며 울먹거렸다. 사고를 당한 자매들과 어릴 적부터 가깝게 지내왔다는 A 씨는 참사를 듣고 한 걸음에 달려왔다고 했다. 유가족 친구라고만 밝힌 한 50대 남성도 “한순간에 일가족이 이렇게 되다니 너무 안타깝다”며 한숨을 지었다.
25일 가스 폭발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27일 동해병원 3층에 차려진 합동빈소는 자리를 지키는 이들이 10여 명이었지만 줄곧 침묵만이 흘렀다. 이날 오후까지 분향이나 헌화를 할 수 있는 제단조차 마련되지 않은 채였다. 오후 6시경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던 이모 씨(66)도 끝내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내내 굳은 표정이던 유족들은 더 큰 충격에 빠진 모습이었다.
같은 날 오후 6시 15분경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에서 만난 홍모 씨(66)의 딸은 “지금은 경황이 없다.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고만 했다. 전신화상을 입고 치료를 위해 병원으로 옮겨진 홍 씨는 현재 고비는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홍 씨는 숨진 자매들과는 사촌지간이다.
한성희 chef@donga.com·정유건 / 동해=박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