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을 말리는 직장 상사와 술을 마시다가 사고로 숨졌다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부장판사 함상훈)는 A 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지급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27일 밝혔다.
A 씨는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근무하다 2017년 11월 상급자인 B 씨에게 업무 관련 지적을 받고 퇴직하겠다고 말했다. B 씨는 A 씨를 설득하기 위해 함께 술을 마시자고 제안했고 A 씨도 퇴직 의사를 철회했다. 그러나 A 씨는 귀가하기 위해 술집에서 나오던 중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는 사고로 숨졌다.
재판부는 두 사람의 술자리는 업무 목적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 씨는 업무를 준비 또는 마무리하거나 업무에 따르는 필요적 부수 행위를 하던 중 재해로 사망한 것”이라며 “B 씨의 제안에 따라 이뤄진 술자리에서의 대화는 퇴직 의사 철회를 위한 인사관리 등에 관련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