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 관광객에 침뱉고 욕설 佛 차이나타운 축제 취소하고 홍콩선 콘서트 취소 환불 사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이 전 지구로 확산되면서 세계 곳곳의 주요 관광지와 공연장이 폐쇄되고 각국 정부는 대책을 서둘러 발표하는 등 비상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우한 폐렴 첫 확진자가 발생한 프랑스에서는 중국과 관련된 대부분 행사가 전면 중단됐다. 파리시는 중국 춘제를 맞아 26일 차이나타운이 위치한 13구를 비롯해 시내 곳곳에서 축제와 퍼레이드가 진행될 계획이었지만 이날 오전 전격 취소했다.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파리 내 중국인들조차 ‘축제를 열 때가 아니다’라며 취소를 원했다”고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밝혔다.
유럽 내 우한 폐렴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혐오 공격까지 발생하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 베네치아 내 주데카 운하를 걷던 중국인 관광객 부부가 일대 청소년들에게 인종차별적 욕설과 함께 침 뱉기 등 위협을 당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6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일요 삼종기도회에서 “바이러스 감염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싶다. 우한 폐렴 확산을 막으려는 노력을 지속해 달라”고 당부했다.
홍콩에서는 인기 공연들이 잇따라 취소돼 대규모 환불사태가 일어났다. 영화 ‘무간도’ 등으로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배우 류더화(劉德華)는 다음 달 홍콩체육관에서 열 계획이던 총 20회의 콘서트를 모두 취소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다. 영화 ‘첨밀밀’로 유명한 홍콩 유명 배우 리밍(黎明)도 이번 주 마카오 콘서트를 취소했다. 홍콩의 명물인 옹핑 케이블카를 비롯해 디즈니랜드, 오션파크 등도 26일 폐쇄됐고 표를 예매한 관광객에게 전액 환불해주고 있다.
파리=김윤종 zozo@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