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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식 중동평화 구상, 되레 도화선 될 수도

입력 | 2020-01-28 03:00:00

‘네타냐후와 각별’ 쿠슈너가 주도
친이스라엘 내용 치우쳐… 곧 공개
팔레스타인 자극 정세불안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만간 ‘세기의 협상’으로 불리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이-팔) 분쟁 해결을 위한 ‘중동평화 구상’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구상안에는 이스라엘의 입장을 고려한 내용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중동지역 긴장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그의 정적인 중도 야당 청백당 베니 간츠 대표를 만나 중동평화 구상을 논의할 예정이다. 두 사람은 올해 3월 이스라엘 총선에서 차기 총리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다.

중동평화 구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주도해 왔다. 쿠슈너는 독실한 유대교인으로 극우 성향인 네타냐후 총리와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다. 자연히 구상안은 이-팔 공존을 강조하는 내용과는 다를 가능성이 높다. 외신은 구상안에 팔레스타인 자치령 지역의 이스라엘 정착촌 확대를 인정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곤경에 빠진 네타냐후 총리를 돕기 위해 구상안을 발표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총선 전에 친이스라엘 내용이 담긴 구상안이 공개되면 부패 혐의 등으로 정치생명에 빨간불이 켜진 네타냐후 총리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역사를 만들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팔레스타인 측은 반발하고 나섰다. 사입 우라이까트 팔레스타인 평화협상 대표는 “(구상안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영토에 대한) 일시적인 점령을 영구 점령으로 바꿀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