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글로벌 금융시장 휘청
‘우한 폐렴’ 확산 충격으로 금융시장이 얼어붙은 28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앞으로 마스크를 쓴 직원이 지나가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09% 떨어진 2,176.72에 거래를 마쳤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금융은 물론이고 실물경제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 한국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렸던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우한 폐렴’ 공포가 덮친 코스피
외국인 투자자들이 약 5250억 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우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코스닥지수는 3.04% 떨어진 664.70으로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0원 뛴(원화 가치 하락) 1176.70원으로 마감했다.
연휴 기간 우한 폐렴이 중국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으로 번지는 양상을 보이자 투자자들이 주식 등 위험자산에서 자금을 빼내면서 주가가 떨어졌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미국 달러화와 국채, 일본 엔화, 금 등은 강세를 보였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0.4%(5.50달러) 오른 1577.40달러에 거래를 마쳐 2013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국제 유가는 수요 감소 우려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9% 미끄러진 배럴당 53.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사태가 자칫 2003년 아시아 지역 경제를 뒤흔든 사스 사태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사스 사태 당시 확진자가 1000명을 돌파하는 데 4개월이 걸린 반면 우한 폐렴은 작년 12월 30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약 25일 만에 1000명을 넘기는 등 확산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이다. 당시 코스피는 약 30% 하락했으며 경제 성장률도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김자현 zion37@donga.com·이건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