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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국軍 ‘DMZ 출입관행’ 제동 건 유엔사

입력 | 2020-01-29 03:00:00

지작사령관 지난달 GP 방문 놓고
“48시간 前 통보규정 안지켰다”… 유엔사령관, 불쾌감 드러내
軍장성 출입절차 지적은 이례적… 일각 “北관광 추진 경고 메시지”




美해군, 北-中 겨냥 최신 무인정찰기 괌에 첫 배치 미국 해군 태평양함대가 26일(현지 시간) 괌에 배치시킨 트리톤(MQ-4C) 무인정찰기(UAS)가 앤더슨 공군기지에 착륙해 있다. 미국이 해군판 글로벌호크(RQ-4)로 불리는 최신 MQ-4C를 공개적으로 전진 배치한 것은 북한과 중국에 대한 압박용으로 해석된다. MQ-4C는 전광 센서 및 목표 추적 레이더를 탑재해 18km 이상 높이에서도 한 번에 24시간 이상 비행하면서 해상 표적을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사진 출처 미국 해군 홈페이지

로버트 에이브럼스 유엔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그동안 유엔사에 별도 사전 통보 없이 비무장지대(DMZ)를 출입했던 한국군의 관행에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사가 한국군의 DMZ 출입 과정을 문제 삼은 건 대단히 이례적인 것으로, 북한 개별 관광을 놓고 최근 드러난 한미 간 균열상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28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순 남영신 육군 지상작전사령관(대장)은 케네스 윌스백 미 7공군사령관과 함께 강원 철원군 3사단(백골부대) 감시초소(GP) 일대를 방문했다. 두 사령관의 3사단 방문은 같은 달 초 북한이 공언했던 ‘크리스마스 도발’ 위협과 관련해 군 대비태세를 점검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작전사령부(지작사)는 기존의 제1 야전군과 제3 야전군을 통합한 조직으로 남 사령관이 방문한 3사단은 지작사 예하 사단 중 하나다.

하지만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남 사령관 일행이 DMZ에 출입하기 48시간 전 유엔사에 통보하고 자신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며 한국군에 출입 규정 위반을 추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DMZ 출입 통제는 6·25전쟁 후 체결된 정전협정에 규정된 유엔사의 고유 권한이지만 한미 장성들의 DMZ 출입에 대해 유엔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절차를 문제 삼은 것은 거의 전례가 없다. 특히 당시 DMZ 출입이 북한의 도발에 대한 한미 군 수뇌부의 방위 태세 점검이었던 데다 이런 점검에는 ‘48시간 이전 통보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유엔사는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출입 규정 위반 통보 배경을 묻는 동아일보의 질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미군의 이례적인 반응을 두고 일각에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에 이어 독자적 남북 경협 추진을 놓고 한미 간 파열음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을 반영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군 수뇌부 중에서도 강골 원칙주의자로 유명한 에이브럼스 사령관을 통해 문재인 정부에 ‘경고 시그널’을 주려고 한 것 아니냐는 얘기다. 한 외교 소식통은 “문재인 정부가 올해 들어 DMZ 등 남북 경계를 넘는 관광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DMZ 출입은 미국이 관할하는 만큼 남북 관광 이슈도 우리와 협의하는 게 좋겠다’는 메시지를 주겠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앞서 유엔사는 지난해 6월 독일 정부단 대표의 강원 고성군 내 DMZ 방문을 안전상의 이유로 불허하기도 했다. 당시 유엔사가 비군사적 분야의 DMZ 출입을 과도하게 통제한다는 지적이 일자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제도적 보완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정부는 유엔사와 DMZ 출입 허가권 문제를 협의해 왔지만 주로 민간 부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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