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평택 거주 50대 남성 동선 확인
○ 버스·택시 타고 평택으로 이동
2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4번 환자는 입국 때 제출하는 건강상태 질문서에 ‘증상이 없다’고 표시했다. 발열도 없었다. 당연히 검역 과정에 설치된 발열감시 열화상 카메라에도 잡히지 않았다. 입국 다음 날인 21일 그는 콧물과 감기몸살 기운을 느껴 평택의 한 의료기관(365연합의원)을 찾아 진찰을 받았다. 다른 일반 환자와 함께 접수시킨 뒤 진료를 받았다.
그나마 22∼24일 4번 환자는 계속 자택에서 머물렀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본인 진술을 비롯해 신용카드 사용 명세와 휴대전화 위치 변동 여부 등 객관적인 자료를 가지고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25일 4번 환자는 고열과 근육통이 심해져 다시 자가용을 타고 같은 병원을 찾았다. 그제야 우한 방문 사실을 밝혔다. 의료진은 송탄보건소에 신고했다. 이때부터 지방자치단체의 능동감시가 시작됐다.
하지만 다음 날인 26일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4번 환자는 송탄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폐렴 진단을 받은 뒤 구급차를 이용해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옮겨져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 국내 체류 외국인도 추적조사
4번 환자가 타고 온 항공기 승객과 공항 직원, 버스와 택시 운전사, 의료기관 방문자 등 격리 때까지 접촉한 사람은 현재까지 172명. 이 중 밀접 접촉자는 95명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가족 중 1명이 유증상자로 확인돼 격리 조치 후 검사했지만 음성으로 확인됐다”며 “입국 시 탑승한 항공기, 공항버스, 방문 의료기관은 모두 환경소독을 완료했다”고 언급했다.
28일 오전 10시 기준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받은 유증상자 누적 인원은 총 116명. 이 중 4명이 확진 환자다. 97명은 검사 결과 음성으로 확인돼 모두 격리 해제됐다. 나머지 15명은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4번 환자 이후 추가 확진자는 없다.
1번 환자인 중국인 여성(35)의 경우 현재 폐렴 소견이 있지만 본인은 “증상이 느껴지지 않고 건강하다”고 의료진에 진술하고 있다. 2번 환자인 한국인 남성(55)도 똑같이 폐렴 소견이 있으나 안정적이며 3번 환자(한국인 남성·54)도 기침, 가래 증상 없이 안정적인 상태다. 하지만 정부는 잠복기(약 14일)를 감안해 13일 이후 우한에서 입국한 내외국인 3023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작했다.
정 본부장은 “지자체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함께 전화로 일괄 조사, 모니터링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외국인은 출국 여부를 우선 확인한 후 국내 체류자는 연락처가 없는 경우가 많아 경찰청 등과 협조해 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주영 aimhigh@donga.com·사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