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법툰’ 펴낸 임남택 변호사… 상황별 법적 대응방법 쉽게 그려 “만화 보고 길 찾았어요” 댓글에 뿌듯
임남택 변호사(37)의 서울 서초구 상담실에는 손으로 만화를 그린 종이가 수북이 쌓여 있다. 생소한 법률 용어 설명을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의뢰인을 위해 임 변호사가 그린 만화다. 네이버에서 연재 중인 ‘임변의 법툰’을 모아 ‘퇴근길 법툰’(넥서스북스)을 펴낸 그는 “웹툰을 그리면서 나만의 특별한 사건 파일을 차곡차곡 비축한 셈”이라고 말했다.
“의뢰인이 답답해할 때 전에 그린 웹툰의 관련 에피소드를 찾아서 보여주고 ‘지금 처한 상황이 이 만화 속 상황과 유사하다’고 하면 막혔던 대화가 풀리기 시작한다. 사안별로 선택 가능한 대응 방법을 이미 그려 놓았으니 정보를 전달하기가 수월하다.”
임 변호사는 ‘성공한 만화 팬’이다. 그는 “10대 때 ‘드래곤볼’이나 ‘슬램덩크’를 흉내 내서 그리다가 아버지께 들켜서 ‘공부 안 하고 만화나 끼적거린다’고 많이 혼났다”며 “그때 연습한 만화 솜씨가 법률 업무를 풀어내는 도구로 쓰일 줄은 몰랐다”고 했다.
“이웃에게 돈을 빌려주고 받지 못해 법원에 지급명령신청을 내려다가 내 만화로 방법을 이해했다는 독자 댓글을 읽고 보람을 느꼈다. ‘남녀 변호사 캐릭터를 내세운 법률 드라마를 그려 보라’는 제안도 있지만 그런 이야기는 내가 아니라도 그릴 수 있는 작가가 많을 거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