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View]박성혜 키이스트 대표 하정우-공효진 발굴한 ‘미다스의 손’… 콘텐츠 사업 맡아 드라마 부문 확장
박성혜 키이스트 대표이사가 16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콘텐츠 사업의 미래와 전망을 얘기하고 있다. 박 대표는 “글로벌 콘텐츠 제작에 업계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배용준이 대표로 있던 배우 매니지먼트사.’ 사람들이 ‘키이스트’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가장 많이 떠올리는 이미지다. 틀린 건 아니다. 배우 손현주 우도환 정려원 주지훈 등이 소속된 손꼽히는 매니지먼트 업체다. 하지만 거기서 머물지만은 않는다. 2012년 콘텐츠 제작 전담 자회사 ‘콘텐츠K’를 세워 드라마 ‘응급남녀’ ‘보이스’ 시리즈, ‘밤을 걷는 선비’ 등을 선보였다. 하지만 ‘배용준 회사’라는 딱지를 떼어낼 만한 작품을 배출하지는 못했다.
키이스트는 지금 한국판 윌리엄모리스인데버(WME)를 꿈꾼다. WME는 미국 최대 매니지먼트사 윌리엄모리스에이전시(WMA)와 인데버(Endeavor)가 2009년 합병해 탄생한 세계 1위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연예인 소속사뿐만 아니라 영화 음악 방송서부터 책, 디지털 콘텐츠까지 제작하는 종합 콘텐츠 업체다.
그러나 16일 서울 강남구 키이스트 본사에서 만난 박 대표의 머릿속은 온통 콘텐츠로 가득했다. 그는 다짜고짜 “케이팝이 왜 세계에서 인기 있다고 생각하세요”라고 물었다. 기자가 3초 정도 머뭇거리자 “보는 음악이라 그래요”라고 스스로 답했다. 그의 눈이 순간 반짝였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고속도로를 배경으로 댄서 수십 명이 차들 사이사이를 뛰어다니며 춤추는 ‘라라랜드’ 오프닝 같은 거요. 그런 스케일의 ‘케이팝 드라마’를 보여줄 겁니다.”
케이팝의 인기 요소인 이른바 칼군무, 화려한 의상 같은 시각효과를 최대로 살린 ‘케이팝 드라마’를 올해 제작한다는 구상이었다.
박 대표는 지난해 1년을 이 같은 콘텐츠 제작을 위해 대열을 정비하는 시간으로 삼았다. 2011년 콘텐츠 제작사 ‘오보이 프로젝트’를 만들어 ‘꽃미남 라면가게’ ‘화랑: 더 비기닝’ 같은 드라마를 만들며 겪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필요한 것들을 끌어들였다.
“올해는 본격적으로 신호탄을 쏘아 올릴 때예요.”
키이스트는 올해 드라마 8편을 제작한다. 지상파 종편 넷플릭스를 비롯한 다양한 플랫폼에서 방영할 계획이다. 자체 제작 드라마 ‘하이에나’(SBS)가 다음 달 21일 첫 시험대에 오른다. 김혜수와 주지훈이 변호사로 나오는 법정 드라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로 방영될 ‘보건교사 안은영’ ‘나의 위험한 아내’(MBN) ‘허쉬’(JTBC) 등도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키이스트가 제작한 SBS 금토 드라마 ‘하이에나’. 다음 달 21일 처음 방송된다. 키이스트 제공
박 대표는 세계에서 먹히는 콘텐츠 제작이라는 큰 꿈을 꾸고 있다. 지난해 넷플릭스에서 6부작으로 방영된 조선시대 좀비 드라마 ‘킹덤’은 그에게 모범답안 비슷하다. 킹덤은 세계적으로 팬덤이 탄탄한 좀비라는 소재에 동양적 색채를 가미해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는 최근 WME 측과 미팅을 할 때도 킹덤 같은 드라마를 만들면 좋겠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아시아판 ‘어벤저스’, 저희가 못 만들라는 법 있나요?” 박 대표가 씩 웃었다.
박성혜 키이스트 대표는…
△1970년 3월 출생
△명지대 영어학과 졸업, 홍익대 광고홍보학과 석·박사
△1993년 ‘스타써치’ 입사. 염정아 김혜수 등 매니저
△1999∼2008년 ‘싸이더스HQ’에서 활동. 임수정 황정민 공효진 하정우 공유 등 발굴
△2011년 드라마 제작사 ‘오보이 프로젝트’ 설립. ‘꽃미남 라면가게’ ‘닥치고 꽃미남 밴드’ 등 제작
△2016년 8월 콘텐츠 제작사 ‘몬스터유니온’ 대표
△2018년 11월 키이스트 공동 대표이사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