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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세 황제 페더러, 기진맥진 4강행

입력 | 2020-01-29 03:00:00

호주오픈 100위 샌드그런에 고전… 매치포인트 7번 몰린 끝에 역전극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가 2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 단식 8강에서 테니스 샌드그런(100위·미국)에게 3-2로 가까스로 이긴 뒤 지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멜버른=AP 뉴시스

‘황제’는 7차례나 벼랑 끝에 몰렸다. 그를 살린 것은 지칠 줄 모르는 끈기였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9·스위스·세계 3위)가 천신만고 끝에 호주오픈 남자 단식 4강에 올랐다. 페더러는 2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남자 단식 8강에서 미국의 테니스 샌드그런(29·100위)을 상대로 3시간 31분의 접전 끝에 3-2(6-3, 2-6, 2-6, 7-6<10-8>, 6-3)로 역전승했다. 가까스로 4강에 진출한 페더러는 2018년 이후 2년 만에 우승을 노린다.

페더러는 이날 7차례나 매치포인트 위기에 몰렸다. 1세트를 여유 있게 따냈지만 2, 3세트에서 30개의 실책을 쏟아내며 역전을 허용했다. 이어진 4세트에서 3차례나 매치포인트 위기를 맞으며 고전한 페더러는 집중력을 발휘해 세트를 타이브레이크까지 끌고 갔다. 타이브레이크에서도 4차례의 매치포인트 위기를 극복한 페더러는 8-8에서 상대 서브를 브레이크했다. 그리고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면서 경기를 마지막 5세트로 끌고 갔다. 분위기를 잡은 페더러는 5세트에서 처음 찾아온 자신의 매치포인트 기회를 살려내며 4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페더러는 이날 젊은 샌드그런의 힘에 밀리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페더러는 샌드그런에게 서브 에이스(5개-27개), 위너(44개-73개), 서브 최고 속도(시속 198km-212km) 등 여러 지표에서 밀렸다. 샌드그런은 2018년 이 대회 8강에서 정현(24·한국체대·127위)과 맞붙은 적이 있어 국내 테니스 팬들에게도 친숙한 선수다. 당시 정현은 샌드그런을 꺾고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 4강에 올랐다. 페더러는 “7개의 매치포인트는 내 손을 떠났었다. 그때는 내가 무너지지 않기만을 바랐다. 가끔은 이렇게 운이 좋아야 한다. 이길 자격이 없는 경기였지만 어쨌든 이겼다. 아주 행복하다”고 말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