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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 멈춘 집값…하락이냐 상승이냐 ‘갈림길’

입력 | 2020-01-29 09:16:00

부동산 전문가들 '올해 시장 전체 방향성 좌우'
"매도 물량 늘면서 하락…작년 1분기 수준 조정"
"대세 하락 가능성 높지 않아…올해 강보합 전망"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 이후 강남 3구 아파트 가격이 하락 전환하고 극심한 거래량 감소 현상이 나타나는 등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올해 시장 전체 방향성을 좌우할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한국감정원이 지난 23일 발표한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20일 기준)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 아파트값이 각각 0.01∼0.02% 떨어지면서 하락 전환했다.

강남3구 아파트값이 떨어진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여 만이다. 초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 금지와 보유세를 강화 등의 전반위 규제책이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주도해 온 강남3구 지역의 하락 반전이 전체 부동산 시장 가격 하락으로 확산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이 갈림길에 서 있는 만큼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눈치보기로 일관하면서 급격한 거래량 감소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작년 12월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7000건(28일 기준)으로 전달 1만1432건에 대비 크게 감소했다.

주택거래 신고 기한이 60일이어서 12월 거래량 수치 변화 가능성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작년 연말부터 거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집주인들은 향후 집값 움직임과 늘어날 세부담을 놓고 저울질에 들어간 상태다. 집값 조정 가능성을 제기하는 쪽에선 양도세 중과 적용 배제 조치에 주목하고 있다. 규제 때문에 당분간 더 크게 오를 가능성 없어 보인다고 판단된 상황에서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을 받기 위해 6월 전에 주택을 처분하는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위원은 “현재 시장은 방향성을 정하려고 탐색하는 중”이라며 “보유세 부담 강화와 함께 오는 6월 말까지 양도세 감면 유예가 이뤄지는 데다 그동안 가격이 많이 오른 측면이 있기 때문에 매도 물량이 증가하면서 하락 쪽으로 방향이 잡히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조정폭을 예측하기가 조심스럽지만 작년 1분기 나타났던 조정 수준 또는 그 때보다 조금 더 센 정도의 조정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거래량이 계속 감소하다가 반등하는 시점에서의 가격 동향에 따라 향후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114 여경희 수석연구원도 “보유세 부담이 커져 설 이후 매도시점을 고민하는 다주택자들이 늘어나는 반면 시장의 움직임을 지켜보자는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로인해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양도세 중과 배제 조치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양도세 중과 배제 조치가 장기 보유 주택으로 대상이 한정적인 데다 집값 장기 상승을 예상한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김규정 연구위원은 “조정지역에서 10년 이상 보유하고 팔만한 물건인데 아직 팔지 않는 물건이 많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6월 말까지 양도세 중과 배제 조치를 받으면서 처분하기에 시간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강남 4구 등 과열 지역 집값 상승세가 멈춘 상태이지만 저금리 기조에서 풍부한 유동자금이 갈 곳이 마땅치 않아 전반적인 집값 하락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도 내놨다.

그는 “가격 상승이 멈춘 상태이긴 하지만 대세적으로 하락하는 흐름까지 나타날 것 같지는 않다”며 “수요자들도 뚜렷하게 가격 하락 기대가 높아진 게 아니고 시중에 투자할 만한 대상을 찾는 세력이 있기 때문에 강보합 수준의 시장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개발호재 지역이나 선거 이슈가 작동하는 지역별로는 강보합 이상의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도 “아직까지는 매도자들이 버틸 만 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연이어 급매물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당장 가격 하락 국면으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