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귀봉 대표
이 회사의 연약지반 개량 기술 개발 과정을 보면 교과서적인 한국 중소기업의 혁신 사례로도 손색이 없다. 이 회사가 주목받은 기술 중 상당수가 최귀봉 대표가 직접 체험하고, 관찰한 데서 나온 것이다.
신아건설산업의 핵심이자 경쟁력으로 요약되는 연약 지반을 다지는 기술은 최 대표가 컨베이어 벨트에서 착안했다. 매트를 포설한 후 상부에 일정 두께의 복토를 시공한 뒤 장비를 진입시키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연약지반에도 큰 장비가 들어갈 수 있게 됐다. 항만 등 물이 많은 지역 공사에 활용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를 포함해 다수의 기관에서도 신기술 인증을 받았다.
얼핏 새로운 시도는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 효과를 검증하기까지 많은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 경영자가 확신이 없다면 도전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최 대표는 “불편함을 견디지 못해 조금이라도 개선된 기술을 내놓겠다고 다짐해왔고, 실제로도 시도도 많이 했다”고 했다.
그가 창업하게 된 계기도 누구보다 자신이 불편함을 참지 못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불편을 개선하겠다는 의욕이 누구보다 컸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출신이다. 그는 이곳에서 근무하는 동안 국내 기업의 연약지반 개량 시공기술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이전과는 다른 방법으로 연약지반 개량 시공공사를 개선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그는 연약지반 연구를 시작하면서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생활 속에서도 불편함이 있으면 개선 아이디어부터 고민하는 그의 성격이 사업으로 이어진 것이다.
사업을 시작하며 가장 먼저 한 일은 ‘연약지반기술연구소’를 세운 것이다. 각 상황별로 대응을 하기 위해서다. 신기술 개발 실적을 내온 최 대표가 바라는 것도 기술에 대한 보호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