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혜영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가운데)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공천관리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1.21/뉴스1 © News1
더불어민주당의 4·15 총선 예비후보 검증 작업이 신청자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민주당이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등 몇몇 인사들의 적격 여부 판단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투기’과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4명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29일 민주당에 따르면 김 전 대변인과 정봉주 전 의원, 민병두(서울 동대문을) 의원, 이훈(서울 금천) 의원 등 4명에 대해서는 현재 가동 중인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검증위)가 아닌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에서 적격 여부를 최종 판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3일 검증위 심사가 한 차례 남아 있지만 검증위 차원을 넘어 공관위로의 이관이 유력하다. 한 공관위 관계자는 뉴스1에 “김 전 대변인에 대한 심사는 사실상 공관위로 넘어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전 대변인의 투기 논란이 법적인 잣대로 판단하기 어려운 도덕적 사안인 만큼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공관위에서 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봉주 전 의원은 2018년 기자지망생 성추행 의혹으로 정계 은퇴를 선언했으며, 해당 의혹을 보도한 기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무고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지난해 10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최근 총선 출마를 선언한 정 전 의원은 당 검증위에 검증 신청 접수를 하지 않아 공관위 심사를 받게 됐다. 민주당은 특별한 사정으로 검증위의 검증 신청을 하지 못한 경우 공관위의 검증 절차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검증위의 진성준 간사는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훈 의원에 대한) 제보 과정을 검증위가 충분히 확인했지만 추가적으로 피해 당사자로부터 문제제기가 있을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에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심사해 달라는 의견”이라며 “(민병두 의원도) 저희들이 검증했지만 추후 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심사해달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에 대한 공관위의 판단은 공관위 산하 후보자검증소위(위원장 백혜련)를 통해 내달 초쯤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관위는 이날 오후 제3차 전체회의에서 후보자검증소위를 비롯해 Δ공천관리소위(위원장 윤호중) Δ공천적합도소위(위원장 이근형) Δ당헌당규소위(위원장 윤호중) 위원 구성을 완료했다. 소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최대 5명으로 구성된다.
일각에서는 심사가 지연되는 만큼 선거운동 기간이 줄어 후보자들에게 부담을 안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부동산·미투가 총선 민심과 직결되는 주제인 만큼 마지막까지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다만 민병두·이훈 의원에 대해선 당 차원의 불출마 권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공관위 관계자는 “의혹이 있다고 해서 당이 나서 모두 제어하는 게 맞는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