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 본토에서는 어제까지 전국 31개 성에서 우한 폐렴 확진 환자 6063명이 발생했고, 13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치사율은 낮지만 확진 환자 수(5327명)는 이미 앞지를 만큼 전염성이 강하다. 2차 감염, 3차 감염 환자가 속출하며 감염병 최전선에서 중국 정부가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대학에 재학하다가 겨울방학과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맞아 귀국했던 중국인 유학생이 개학을 앞두고 대거 입국할 것으로 보여 국내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중국인 학생은 7만 명을 넘어섰다. 서울 주요 대학에 절반가량이 집중돼 있다. 강의실, 식당, 기숙사 등 대학 내 시설에서는 밀접 접촉이 잦을 수밖에 없어 학생들이 술렁이고 있다. 대학들은 자체적으로 중국인 학생의 입국 연기를 요청하거나 양국 교류 프로그램을 중단했고, 한국어학당은 임시 휴강에 돌입했다.
교육부는 어제 긴급 대책 회의를 열고 대학마다 비상관리 체계를 가동하도록 했다. 중국 후베이(湖北)성을 다녀온 국내 학생과 교직원 현황을 파악해 2주간 자가격리를 권고하고 졸업식, 입학식 등 대규모 행사 자제 등을 요청했다.
중국인 입국 금지는 정치 외교 경제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의학적으로도 득보다 실이 많다. 밀입국 시 경로를 파악할 수 없어 감염병 통제가 어려워진다. 정부는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시민은 철저히 위생 수칙을 준수하되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야 한다. 최선의 방법은 우리 사회 스스로 감염병 면역 시스템을 갖춰 대응하는 것이다.